요한 크로체가 그린 24세의 모차르트 초상화


 모차르트는 천재인것으로 유명합니다. 얼마나 천재인지 그의 음악만 들어도 머리가 좋아진다는 미신(?)이 생길 정도죠. 뭐 물론 분명히 그는 천재이고 그의 음악은 천재적입니다. 그런데 그의 이런 '천재'라는 이미지때문에, 그러니까 그냥 책상 앞에 앉아서 떠오르는 대로 대로 술술 써내려서 뚝딱 완성시키는 이미지때문에, 그의 열정이 가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천재적인 음악의 내면에 엄청난 열정이 담겨있는데도 말이죠. 오히려 저는 그의 천재적인 재능보다도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더 높게 평가하는 편입니다. 그 천재적인 재능을 동경한다고 해도 우리가 그 재능을 배울 순 없지만, 그의 열정은 정말로 우리에게 무언가 시사하는 점이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이런 열정을(그리고 동시에 천재성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 교향곡 41번입니다.


 교향곡 41번은 너무나도 환상적으로 완벽하고 대단히 천재적이어서 이 곡만 설명해도 한시간은 넉넉히 떠들 수 있을 정도입니다. (나중에 이 곡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는 포스트도 쓸 생각입니다) 모차르트가 천재임은 이 곡 하나로 입증할 수 있다고나 할까요. 그야말로 그 어떤 수사를 갖다붙여도 이 곡에는 전혀 과하지 않을 그런 명곡이죠. 아무튼 지금은 여백이 부족하니까 그냥 이 곡이 아주 뛰어나다는 것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제가 지금 말하려고 하는건 이 곡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작곡되었는가 하는 것이니까요.


 교향곡 41번은 1788년에 작곡되었습니다. 모차르트가 죽기 3년전이고, 그가 작곡한 마지막 교향곡이죠. 익히 알려진 것처럼 그의 말년은 굉장히 불행했습니다. 일단 수입이 굉장히 줄어들어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달라는 편지를 보내며 항상 빚에 찌들어야했습니다. 거기다가 그의 천재적인 작곡들은 당시 사람들에게 전혀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모차르트의 후기 교향곡이라고 일컬어지는 교향곡 39번, 40번, 41번은 심지어 연주를 목적으로 작곡되지도 않았고, 실제로 그가 살아있을 때 연주된 적이 한 번도 없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있습니다. 교향곡 41번은, 불행한 현실속에서 아무도 자신의 작품을 인정해 주지 않고 들어주지도 않을테지만, 오로지 음악에 대한 열정만으로 작곡되었던 것입니다. 그 고통속에서 탄생한 것이 이 찬란한 교향곡인 것을 보면 그가 인간을 초월한 존재라는 생각도 듭니다.


 교향곡 41번뿐만이 아니라 모차르트가가 불행했던 말년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그 천재성의 절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의 음악이 머리속에서 간단히 튀어나오고 쉽게 세상에 선보여진 것이 아닌것이죠. 그의 음악에는 천재성 뿐만이 아니라 초월적인 열정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정말로 그를 존경해야만 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저는 약 2년 전에 바로 이 블로그에서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소개하는 글을 썼었습니다. 제 나름대로 열심히 쓴다고 썼던것 같은데, 지금와서 다시 읽어보면 솔직히 말해서 전혀 쓸모없는 글입니다. 이런 글이 블로그에 남아있다는게 부끄러워서 지우고 싶을 정도로 말이죠.


 왜냐하면 제 과거의 글은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의 진정한 본질을 전혀 적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정도의 글은 그냥 인터넷만 좀 뒤져보면 얼마든지 비슷한 글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바꿔말하자면 인터넷으로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소개하는 글 중 (최소한 제가 아는 선에선) 그 어떤 것도 이 곡의 진정한 본질을 알려주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혹시 어쩌면 그것이 너무나 당연하기에 굳이 적으려 하지 않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그 말로는 표현 못할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감히 글로 옴기려는 시도를 하지 못한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어쨌거나 저는 그 너무나도 당연한 아름다움을 감히 이곳에 적기위해, 다시 한번 더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에 대해 쓰고자 합니다.


 일단 이 곡은 곡 자체가, '소리'자체가 아름답습니다. 이 곡의 형태가 어떻고 기교가 어떻고 구성이 어떻고, 그래서 이 곡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제 예전 글을 포함해서 전세계의 모든 온,오프라인을 막론한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소개하는 글이 공통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바입니다. 그러니까 이건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사실 너무나 당연해서 굳이 적을 필요가 없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겠죠.


 그렇다면 브람스 피아노 협죽곡 2번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 곡을 그렇게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이 곡에 담겨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음악에 감정이 담겨있고, 그것이 본질임은 당연한 것입니다.


 흔히 브람스의 음악을 신고전 스타일이라고 표현하며 그 고전적인 형식미을 강조하곤 합니다. 물론 그 말이 틀린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역시 잊지 말아야할 확실한 사실은 브람스는 감정을 표현한 낭만파 작곡가라는 것이죠. 특히 이 곡은 그가 노년기에 이르며 점차 분명하게 음악으로 표현되는 인생관(?)이 보이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덧붙이자면 이 곡과 비슷한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그 특유의 감정이 잘 나타난 또다른 유명한 작품이 바로 교향곡 3번과 4번입니다. 작곡 시기도 세 곡이 비슷하죠. 


 즉 이 4악장으로 구성되어 연주시간만 50분이 넘어가는 대곡에서 브람스가 표현한 감정, 다른 곡에선 찾을 수 없는 그만의 독특한 감정이 바로 이 곡의 본질이자 다른 피아노 협주곡에선 찾을 수 없는 이 곡만의 가치인 것입니다. 그 감정이 특징적으로 강하게 드러난 부분은 바로 4악장입니다. 저는 이 4악장의 존재야말로 이 피아노 협주곡을 불후의 명곡으로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 4악장은 꽤 많은 이들이 이 피아노 협주곡을 저평가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1, 2악장이 중후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것에 비해 곡의 피날레인 4악장이 굉장히 가볍기 때문이죠. 심지어 용두사미라는 표현도 본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4악장은 그 어떠한 형식도 갖추지 않으며 웃음이 나올 정도로 곡의 진행이 변덕스럽죠.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이 곡의 핵심인 것입니다.


 상당히 많은(특히 낭만파시대의) 피아노 협주곡의 피날레는 폭발적입니다. 모든것을 내뿜는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음악을 음악가가 말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해해보세요. 모든 이야기가 폭발로 끝난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할 것입니다. 예컨대 유쾌한 노음악가가 자기가 살았던 삶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해봅시다. "내가 젊었을 적엔 아주 팔팔해서.."로 시작해서 "..지금은 홀로 늙었지만 자유롭고 즐겁게 살고있지"로 끝나는 이야기를 말입니다. 이것은 확실히 해피엔딩입니다. 그리고 브람스는 노년에 이 곡을 썼고, 평생 미혼이었지만, 그 덕분에 자유롭고 행복하다고 말한 인물이죠. 다시말해서 이 곡은 브람스 자신이 생각한 '해피엔딩'의 감정을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굳이 인생이라는 거대한 무언가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모든 일은 해피엔딩이 제일이 아닐까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열정으로 불타오른 후 갈등을 잠재우고 평화를 얻어 행복한 결말을 맞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바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말하고 있는 것이 바로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인 것이죠. 저는 '삶의 즐거움'을 이렇게 확고한 믿음으로 표현하고 있는 곡으로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이 유일하며 동시에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Sad Machine과 Lionhearted 영상



운좋게 티켓 이벤트 당첨되서 첫날인 12일날 갔다옴.

당일아침에 일어나보니 니키 로메로랑 알레소 통수쳤길래 좀 빡침ㅋㅋㅋ 금요일은 킬 더 버즈가 땜빵하고 토요일엔 NERVO가 떔빵

금요일 2시~4시 수업이 잇었는데 원래 수업듣고 가려다가 그냥 자체휴강 때림.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자체휴강해서 다행인듯

머천다이즈 스토어에 아티스트 굿즈도 팔줄 알고 사려고했는데 그냥 움프 오피셜굿즈밖에 없어서 아쉬웠

내가 지금까지 다녔던 페스티벌은 구석구석에 쓰레기통들이 잘 비치되있었는데, UMF는 진짜 쓰레기통 하나 찾기가 힘들어서 어쩔 수 없이 바닥에 버리게 됨.
UMF 바닥이 괜히 더러운게 아닌듯.

UMF하기 3주전에 포터로빈슨 온라인스토어에서 마스크 샀는데 배송이 안와서 결국 못씀.. 부들부들

공연보다가 친구랑 사진찍는데 사람들 마구 몰려들어서 존나 단체로 사진찍음 꿀잼 ㅋㅋㅋ 유쾤ㅋ

UMF티머니 샀는데 디자인이 딱 깔끔해서 내 취향.

저녁으로 컵밥 먹었는데 가격 6천원에 배채우기 딱 좋음. 술은 샷종류 3천원. 맥주랑 써머스비 5천원. 칵테일류는 7~8천원정도. 무난한 가격인듯.

다른 뮤지션은 다 거르고 스크릴렉스랑 포터로빈슨만 감상평 써봄

스크릴렉스 개인적으로 2013 안산이 더 나았던듯. 요즘 트랙은 트랩쪽이라 내 취향이 좀 아닌듯. 2013 안산이 스크릴렉스 명트랙들 전부 다 들을 수 있었고 우주선도 볼 수 있었음.
물론 이번 UMF도 엄청 좋았음. 처음엔 트랩쪽 틀다가 중반부터 엄청 다양하게 틀었는데 심지어 애니멀스도 나옴 ㅋㅋ 마지막에 잊지마 트는데 키스에이프랑 힙합러들 나와서 깜놀 ㅋㅋ
나중에 찾아보니 스크릴렉스가 이번 공연에서 믹스한 곡이 90곡이던가? ㅋㅋ ㄷㄷ해
스크릴렉스 때 일행들도 힘들고 나도 힘들어서 중반쯤에 뒤로 빠져나옴. 끝까지 앞에서 즐기지 못해서 아쉽다.

포터로빈슨 움프에서 가장 기대했었는데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최고의 공연을 보여주었다. 사실상 이번 UMF를 꼭 가고싶었던 이유. 13일 칼통수도 보고싶었지만.. 포터가 우선.
비주얼아트 환상적. 덕심을 자극하는게 많이 나옴. 블레이블루라던가 마마마의 마미등등 사스가 오덕 로빈슨. 비주얼아트가 뭔가 RPG게임을 진행하는듯한 그런 느낌 대단함.
음악도 처음부터 끝까지 기승전결이 확실한 하나의 드라마같았다. 펠로우필링 때 미친듯이 드럼패드 치는거 존나 간지
공연하다가 자꾸 벌레 꼬여서 팔 휘휘 젓는거 좀 웃기더라. 포터 본인은 존나 짜증났을듯 ㅋㅋ
오른쪽 펜스 맨앞에 있었는데 관중들 반응 폭발적. 진짜 포덕들만 모인듯. 처음부터 떼창 완전 지림 물론 나도 소리 존나 지르고 쌔드머신부터 떼창 개달림. 특히 플리커 떼창하는데 존나 웃김. 와타시와 쵸도 나니가 츄오우까?
스크릴렉스 보고 라이브 스테이지로 건너왔을 때 사람들이 너무 없어서 걱정했는데 시작할때쯤 되니 사람들 꽤 모임.
라이브스테이지 메인LED가 좀 작아서 아쉬웠음. 그리고 해상도도 좀 딸리는 느낌? 거기다 다른 라이브셋 영상보면 테이블이라해야하나? 그게 굉장히 멋졌는데, 여기서는 그냥 사각책상같은거 하나 두고 하더라.
마지막에 앵콜 외쳤는데 칼같이 가더라 ㅠㅠ

이번 UMF는 운좋게 이벤트 당첨되서 가게됐는데 내년에는 블라인드 예매로 2일 다 가볼까 생각중
간만에 즐거운 하루였다.


 어쩌다가 우연히 클래식 음악을 듣고 반해서, 혹은 모든 음악의 장르를 섭렵하려고, 아니면 그저 호기심에.. 그 어떠한 목적과 동기에서든지간에 클래식 음악을 처음 접하게 된(흔히 입문자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에게 처음 닥치는 어려움은 보통 이런겁니다.

도대체 어떻게 듣지?

 들으려해도 뭘 들어야할지, 어디서 들어야할지 알수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음악이라면 TV, 노래방, 가게의 배경음악, 내 스마트폰, 친구의 스마트폰 등등 우리 곁에 언제나 함께있는 녀석들인데, 클래식 음악은 뭔가 저 멀리 높은 산꼭대기에 가있는것만 같거든요.


 클래식 음악이 정말로 산꼭때기에 있는지 없는지는 몰라도, 한가지 확실한건 우리가 일부러 만나러 찾아가지 않으면 만나러 와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클래식을 듣기위해선 먼저 다가가는 노력이 '아주 약간' 필요합니다. 아무리 클래식 음악이 대하기 어렵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찾아가다 보면 마중나오는 경우도 분명 있지 않을까요? 


 아무튼, 클래식과 만나기 위해 클래식에 먼저 다가가는 방법. 여기서 소개해 드립니다.



0. 즐겁게 듣기



 '방법'이라고 부를만한 것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어디선가 대단한 명곡이라고 추천해줘서 들어봤는데 즐겁지가 않으면, 아무리 명곡일지라도 들을 필요가 없다고 과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처음 클래식을 접하면 일단 그 엄청난 분량부터가 좀 지루하게 느껴지는게 사실이고, 어떤 명곡들은 정말 복잡해서 난해하게 들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음악은 듣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저는 듣지 말라고 하고싶을 정도입니다.


 물론, 클래식에 다가가다 보면 언젠가는 난해한 곡도 완벽하게 느껴지고 1시간짜리 곡도 시간가는줄 모르게 듣는(흔히 귀가 트인다고 표현하는) 순간이 옵니다. 어쨌거나 지금은 아닙니다. 자고로 음악이란 마음을 동하게 하는 것인데, 스스로를 즐겁지 않게 만들면서까지 들어야 할 정도로 클래식 감상이 인간의 대단한 지상과제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해서, 즐깁시다!



1. 유튜브



 굳이 여기서 일부러 유튜브가 얼마나 편리한지 설명할 필요가 없을정도로 유튜트는 편리합니다. 유튜브의 편리함은 클래식을 들을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떠한 클래식 음악을 듣고 싶은지간에, 예를들어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이 듣고 싶다던가, 아니면 '베토벤의 교향곡'이 듣고 싶다던가, 혹은 '바이올린 독주'를 듣고 싶을때, 우리가 해야할 일은 그저 유튜브에서 검색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생동안 들어볼 기회가 있는 클래식 음악은 이미 모두 유튜브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게다가 유튜브의 관련 영상을 추천해주는 기능은 처음 클래식에 다가갈때 아주 유용합니다. 어떤 음악 하나를 들었는데, 다음으로 뭘 들어야할지 모를때, 구체적으로 말해서 이 작곡가의 다른 음악이 뭐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이런 형식으로 작곡된 다른 작곡가의 곡이 뭐가 있는지도 모를때, 이렇게 연관된 음악들을 쉽게 찾는데는 유튜브 만한게 없습니다. 특히 유튜브의 '자동추천'은 클래식에 다가갈때 적극적으로 활용해 볼만합니다. 자신도 모르던 취향을 유튜브가 찾아줄지도 모르니까요.



2. 라디오



 이 글의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요즘엔 음악을 접할수 있는 길이 아주 다양해져서 라디오는 뭔가 구시대적인 매체가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을 듣는데는 라디오가 여전히 주요한 수단중 하나입니다. 바로 KBS 제1FM 덕분입니다. 흔히 '클래식 FM'이라는 별명으로 자주 불리는데, 별명에서 알수 있듯이 프로그램 편성이 클래식 음악 위주입니다. 가끔씩 나오는 공익광고를 제외하면 거의 하루종일 음악만 틀어주니, 클래식을 접하는 방법중에 편하기로는 가장 편한 셈입니다.


 이러한 클래식 FM의 간판 프로그램이자, '하루종일 음악만 틀어주는' 이미지에 가장 잘 부합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매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되는 '명연주 명음반'입니다. 요일마다 주제를 바꿔가며 명연주와 명음반으로 손꼽히는 클래식 음악을 (일부가 아닌)전악장 방송해줍니다. 이름에서도 알수있지만 '곡'자체보다는 '연주'와 '음반'에 집중하기 때문에, 사실 무엇보다 '곡'을 먼저 알아가는게 중요한 초심자에게는 약간 초첨이 안맞는다고도 할수 있습니다. 그래도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선곡이나 분량이 클래식의 본질에 아주 충실하기 때문에 한번쯤은 반드시 청취해볼만 합니다.



3. 음악회



 진심으로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다면 라이브 음악회에 가지 않을수 없습니다. 어느 음악이나 마찬가지지만 방안에서 스피커나 이어폰으로 듣는 음악과 실황에서 연주되는 음악은 '이게 같은 음악인가'라는 생각이 들만큼 차원이 다릅니다.


 그런데 어느 음악회를 가야 좋은지 알수 없어서, 뭔가 외국의 유명한 악단의 티켓은 무지막지하게 비싸서, 클래식 음악회의 무거운 분위기가 신경쓰여서(사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만) 음악회에 쉽게 접근하지 못할때, 그럴때 가벼운 마음으로 다가갈수 있는 음악회가 바로 마티네 콘서트입니다. 마티네 콘서트가 뭐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클래식 공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마티네’라는 단어가 생소하게 들릴 것이다. 마티네란 말은 아침을 뜻하는 프랑스어 ‘마태’에서 온 말로, 현재는 낮에 하는 연극이나 음악회 등을 말한다. 공연들 대부분은 야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마티네라는 특별한 말이 생겨난 것이다. 낮 시간대에 열리다보니 마티네 콘서트의 관객들은 주부, 실버 세대가 많이 보인다. 그래서 공연 구성도 일반대중과 어울리도록 어렵지 않게 선택된다.

http://reporter.korea.kr/newsView.do?nid=148776111


 예술의전당, 아람누리, 성남아트센터, 대구시민회관 등 거의 모든 클래식 음악홀에서 마티네 콘서트를 열고 있습니다. 티켓 가격도 일반적으로 저렴하게 책정되고, 편안하거나 익숙한 곡과 함께 그 곡에대한 해설도 들을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예술의전당의 마티네 콘서트중 하나인 '토요음악회'는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추천하는 콘서트입니다. 토요음악회에 대해서는 이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죠. 꼭 한번 들으러 가보시기 바랍니다.



4.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왠지 딱딱해보이는 클래식 음악. 그 편견을 날려버리는데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 바로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한 미디어를 보는 것입니다.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영화 피아니스트, 영화 더 콘서트, 애니메이션 4월은 너의 거짓말 등 바로 그런 것들입니다. 모르던 클래식 음악도 들어볼수 있고, 약간의 클래식 지식도 함께 알아볼수 도 있습니다. 게다가 재미있습니다. 클래식에 관심을 가진 상태로 보면 한 두배는 더 재미있지 않을까요? 이런 미디어를 보고 나면 훨씬 클래식 음악이 가깝게 느껴질 것입니다.



5. 컴필레이션 음반



 어쩌면 지금 집 어딘가에서 굴러다니고 있을지도 모르는 컴필레이션 클래식 음반입니다. 많은 클래식 애호가들은 곡의 일부 악장만이 잡탕스럽게 섞여있는 이런 컴필레이션 음반을 저평가합니다만, 생각해보면 저기 들어있는 음악들은 그 수많은 클래식 음악의 바다에서 정말로 쳐내고 또 쳐내서 골라낸 그야말로 '명곡'들이 분명합니다. 그러니까 들어봐서 나쁠건 전혀 없을뿐더러 오히려 다양한 클래식 음악을 접해볼수 있는 나름대로 쓸만한 방법입니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컴필레이션 음반에서 듣고 마음에 드는 음악이 있을때, 컴필레이션 음반에서 그치지 않고 그 곡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려고 하는 마음가짐일 것입니다. 예를들어 컴필레이션 음반에서 듣고 마음에 드는게 있을때 유튜브에서 찾아보는 방식이 괜찮아 보입니다.




누구도 모르는 나만의 비밀을 말할게
누구도 이해 못하는 너에게만 말할게
이해한다면 그건 유령이 되는거야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없겠지
나를 아껴줘
아니 그냥, 내버려둬

누구도 모르는 나만의 비밀을 말할게
누구도 이해 못하는 너에게만 말할게
나의 마음이 너에게 전해질수록
이해 받을수록 우리는 빛을 잃겠지
나를 아껴줘
아니 그냥, 내버려둬


유투브로 음악을 찾다가 우연히 듣게 된 김사월x김해원의 비밀. 정말 딱 듣자마자 소름이 돋아버렸다. 세련된 사운드 위에 김사월과 김해원의 매혹적인 보컬이 더해져 듣는 이로 하여금 빠져들게 해버린다.

이런 멋진 음악을 하는 뮤지션을 이제서야.. 아니 이제라도 알게 된 것에 정말 기쁨을 느낀다.



 파리 노트르담 성당에서 프티 다리를 건너면 길가 공중전화 부스나 전봇대에 공연 포스터가 여러장 붙어있습니다. 바로 생 줄리앙 르 포브르 성당에서 열리는 연주회 포스터들입니다. 생 줄리앙 르 포브르 성당은 13세기에 지어진 작은 성당인데, 현재 이 성당에서 거의 매일같이 소규모 연주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주로 피아노 독주회지만 성악이나 합창도 들을 수 있습니다. 저는 1월 13일 저녁 8시에 있었던 에르베르 뒤 플레시의 피아노 연주회에 다녀왔습니다. 프로그램은 쇼팽과 리스트의 작품들이었습니다.




 가격은 중앙 객석이 23유로, 사이드 객석이 18유로이고, 만약 25세 이하의 청소년이라면 각각 5유로를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특별한 예매방법은 없고 그냥 연주 당일 성당 입구에서 돈을 내고 들어가서 앉고 싶은 자리에 앉으면 됩니다. 예약을 받기는 하지만 결국 결제와 착석이 선착순이므로 큰 의미는 없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연주장과는 달리 무대와 객석간의 높이차가 없고, 객석 배치도 그다지 시야를 고려하지 않은, 그야말로 성당 구조를 그대로 이용하는 음악회이므로, 연주자의 모습을 잘 보고 싶다면 조금 서둘러 가서 앞자리에 앉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날 음악회엔 60여명 정도의 관객이 찾아왔습니다. 분위기가 마치 살롱 음악회 같습니다. 



012


 작은 성당의 울림이 대단해서 피아노 소리가 아주 낭랑하게 들립니다. 성당 벽은 방음이 잘 안되서 근처의 사람 사는 소리(?)가 조금씩 들려오고, 나무 의자는 낡아서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삐걱거리지만 오히려 그런 것들이 이곳에서 열리는 음악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시테 섬에서 다리 하나 건너 바로 앞에 있고, 근처에 클루니 중세 박물관도 있습니다. 파리를 여행하면서 반드시 거쳐갈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으니,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가벼운 발걸음으로 들려볼만 합니다. 자세한 위치와 연주 일정은 홈페이지(http://www.concertinparis.com/)에 잘 나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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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펜타 부지 정말 좋다..
인천1호선 국제업무지구역에서 내려서 대략 10분만 걸으면 펜타부지 도착.
예전 펜타포트는 임시로 부지를 구해서 부랴부랴 구성한 느낌이 있었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락페를 위한 장소를 만든 느낌. 부지자체가 굉장히 넓고 사운드간섭도 없고 푸드존 테이블도 상당히 많았다..
8월2일 3일에 비가 꽤 오긴 했지만 잔디가 풍성해서 그런지 뻘밭은 거의 형성되지 않은것도 좋았다. 펜타포트스테이지에는 인조잔디(?) 같은게 깔려있었는데 배수가 잘 안되서 그런지 물웅덩이가 여러군데 생긴건 단점..

 

2. 펜타 역대급으로 사람이 많았던듯하다..
올해 세월호 사건으로 안산밸리락페스티벌이 취소되고 지산월드락페스티벌도 없다보니 펜타포트에 사람이 굉장히 많이 몰린듯하다.. 2012년 펜타포트는 안갔지만 2011 펜타포트 갔을떈 사람이 매우 적었던거같은데.. 이번 펜타포트는 정말 사람이 바글바글.,.

3. 날씨 정말 최고
적절한 태풍 북상덕에 펜타 3일내내 바람이 시원하게 불었다.
토일요일에 비가 좀 오긴했지만 적당한 비는 락페에 오히려 더 좋다!
그렇지만 제 일행의 텐트에는 애도를... 바람때문에 텐트 무너지고 물새고...
결국 버렸다 ㅠㅠ

 

4. 역시 노는데는 펜타다
이번 펜타 깃발도 정말 많고 매 공연마다 거의 슬램존,서클핏이 생겼다..
물론 어반자카파나 페퍼톤스같은 밴드때에는 안생겼지만..
슬램존,서클핏,모슁,스캥킹,기차놀이,월오브데스 그리고 이번에 처음 본 노젓기(?)등등.. 락페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은 거의 다한듯하다..
월오브데스하는건 쉽게 보기힘든데 이번 펜타에서는 무려 4번이나 했다 ㄷㄷㄷ..
펜타에서 깃발을 적극장려한덕에 보이는 깃발만 6~8개 락페 정말 많이 가봤지만 깃발 이렇게 많이 본건 처음인듯.. 그리고 깃발이 모이는곳엔 언제나 서클이..
아 그러고보니 심지어 스타세일러랑 트레비스때에도 슬램존이 형성되었다..

5. 돗자리족 여전히 문제다..
이번에는 아예 돗자리존을 뒤에 따로 만들어뒀는데.. 슬금슬금 벗어나서 스탠딩쪽을 침범.. 돗자리때문에 이동하는데 좀 불편한점이 많았다..
토요일저녁부터 비가 왔는데 돗자리족들이 비를 피할수 있는 드림스테이지 내부로 피난.. 무슨 난민들 보는줄 알았다 ㄷㄷ.. 하여간 돗자리 피는건 좋은데.. 좀 뒤에다 폈으면..

 

6. 우천으로 레게존 공연 전부 취소..
토요일 저녁부터 내린 비때문에 토요일 밤 레게존 공연과 일요일 레게존 공연이 전부 취소되었다. 락페시즌에 비가 자주 오는데 펜타측에서 대비했어야한다고봄.. 토요일 새벽 문라이트스테이지공연이었던 루디스텔로도 안습..
비가와서 1시간 정도 늦춰진 뒤에야 겨우 공연을 했다.. 루디스텔로 보고싶었는데 안할거같아서 드림스테이지 DGURU가 디제잉하는거 보러갔더니.. 결국 루디스텔로를 못봄 ㅠㅠ

 

7. 드림스테이지 사운드가 너무 안습..ㅠㅠ

펜타포트스테이지사운드는 정말 괜찮았던 느낌인데.. 드림스테이지는 3일내내 음이 뭉개졌던거같다.. 뭔 노래를 하는지 잘 모를정도로 사운드가 별로였던듯.. 드림스테이지가 막혀있는 구조라 그런듯하다..

 

8. 점점 늙어가는거같다..
아직 23살 밖에 안됐는데.. 슬램하고 뛰어노는게 너무 힘들다 ㅠ
한창 고딩시절엔 정말 미친듯이 뛰놀았는데.. 09부락때만 생각해도 ...ㅂㄷㅂㄷ 운동을 안해서 그런가.. 운동해야겠다 ㅠ

 


Starsailor - Alcoholic

 

 

Travis - Closer 감동의 떼창!




소니 클래시컬 레이블을 통해 발매된 김대진 지휘, 수원시향 연주의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전집이다. CD 5장으로 구성된 박스형태이고, 가격은 3만5천원선이다. 국내 교향악단의 앨범작업은 (정명훈의 서울시향을 제외하면)흔치 않은 일인데, 이렇게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전집을 내놓은 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착한 가격을 생각해보면 음반으로서의 경쟁력이 충분히 있으리라 본다. 


이 교향곡 전곡은 예술의전당에서 이루어졌던 차이코프스키 시리즈 기획공연을 실황으로 녹음한 것이다. 연주 자체가 예술의전당 기획이어서 그런지 음반에도 예술의전당 로고가 박혀있고 저작권자에도 수원시향과 함께 예술의전당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 이런식의 실황녹음을 할때, 리허설도 같이 녹음을 했다가 본 공연때 발생하는 실수나 객석 소음등을 편집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음반은 그렇게 하지 않고 라이브 단 한번의 연주만을 녹음한듯 하다. 이 말은 즉 사소한 실수나 객석 소음들이 그대로 음반에 기록되어 있다는 뜻이다. 사실 연주회 당시에 연주가 녹음된다는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으니 관객들도 자신들이 내고 있는 소음에 대해 방심하고 있었으리라. 어쨌든, 그리하여 이 음반을 듣고있으면 라이브를 듣는 듯한 맛이 난다. 음원을 편집할때도 그런 방향을 염두에 둔 것인지 굉장히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스러운(?) 소리를 들려준다. 이 연주들을 직접 실황으로 들었던 나로서는 마치 그 때 그 순간으로 돌아가는 것만 같다.




수원시향의 장점은 묵직한 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음반에서도 그 점이 잘 드러난다. 다만 가끔씩 관악파트가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약간 아쉬운 점이다. 그럼에도, 이 음반이 실황녹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적으로 훌륭한 연주라고 평하고 싶다. 김대진의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해석에도 나름대로 독창적인 부분이 있어서 듣는 즐거움이 있다. 이정도면 국내 음악 애호가들의 귀를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음반의 내지에는 피아니스트이자 음악 칼럼니스트인 김주영의 차이코프스키와 그의 교향곡에 대한 해설이 함께 실려있는데, 이게 또 상당히 알찬 구성이라 마음에 든다. 내지에 연주에 참여한 단원들은 물론이고 객원 연주자들의 이름까지 함께 적어 놓은 점은 독특하다.

 

국내 음반 시장에서 이 음반이 반향을 일으킨다거나, 아니면 최소한의 손익분기점을 넘으리라는 기대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이러한 시도들이 계속되어서 국내 교향악단들의 좋은 음반들이 축적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시아오케스트라페스티벌은 대구시민회관의 재개장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된 연주회이니 우선 이 대구시민회관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대구시민회관은 삼년간의 단장을 통해 클래식 전용홀로 재탄생했다. 클래식 전용홀답게 그랜드 콘서트홀은 수준높은 음향수준을 들려주었다. 이 홀의 음향적 특징이라면 음이 굉장히 풍부하게 머무른다는 점이다. 다만 이때문인지 이번 공연처럼 대편성 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오를 경우 높은 음량을 낼 때 소리나 지나치게 포화된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 나무바닥이 특정 저역대에서 공진을 일으키는 듯 했다. 이 공진은 나중에 지적을 받아서 개선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아주 수준높은 홀이라고 할 수 있다. 인테리어도 꽤 독특한데, 로비에서부터 홀 내부에 이르기까지 흰색 빛을 모티브로 하는 장식조명을 사용했다. 또 흔히 무대 바로 위 천장에 위치하는 확산판이 없고, 대신 합창석 뒤쪽 벽에 객석을 향해 거대한 반사판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 화려한 확산판이 대구시민회관 콘서트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을듯 하다.



도쿄필의 공연도 훌륭한 대구시민회관의 재개관을 축하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1부의 강승민 첼리스트와 함께한 협주곡도 아주 탁월했고, 2부의 드보르작 교향곡 9번의 연주에서도 자신들의 실력을 유감없이 나타냈다. 강승민 첼리스트는 특이하게도 맨발로 무대에 나와 연주를 했다. 그만큼 혼신을 다한 연주였을 것인데 그것은 첼로 소리를 통해 바로 소리로 알 수 있었다. 한음 한음 짚어가는 정렬적인 솔로도 솔로지만, 그러면서도 오케스트라와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는 모습은 아주 듣기 좋았다. 도쿄필의 연주는 칼같은 현, 수수한 목관, 부드러운 금관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정확한 앙상블을 이뤄내고 있음은 물론이다. 현의 일사분란한 보잉은 넋을 잃을 정도로 정확했다. 또한 부드러우면서도 안정적인 금관의 소리도 아주 탁월했다. 오노 카즈시의 지휘도 강약의 빠른 전환을 통해 신세계 교향곡의 매력을 한껏 강조했다. 이정도 소리가 순수 내국인만으로 만들어지는 일본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일본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은 가까운 지리적 위치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드문 편인데, 클래식 애호가로서 앞으로 교류가 활발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아시아오케트라페스티벌은 국내 6개 악단을 포함해서 중국, 대만, 일본의 3개 오케스트라가 참가하는 정말 거대한 규모의 축제다. 이렇게 정규 교향악 오케스트라가 참가하는 축제로서는 아마 국내 최초로 기획되는 공연이 아닐까 싶다. 재개관 기념 공연에 이만큼 크게 판을 벌인만큼 앞으로도 아시아권 오케스트라와의 교류를 위해 대구시민회관이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기획공연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토요콘서트는 예술의전당의 주요기획공연이다. 일부 쉬는 경우를 제외하면 매월 셋째주 토요일 오전 11시에 시작한다. 예술의전당 기획공연이니만큼 티켓가격도 높지않으며 할인기회도 다양하고 그 할인률도 높다. 

이 토요콘서트의 가장 큰 특징은 해설음악회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해설음악회는 성인이 아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데, 사실 이 토요콘서트의 기원도 김대진의 청소년을 위한 해설음악회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토요콘서트의 타겟 관객은 성인이다. 이 음악회의 초기 캐치프레이즈가 바로 언제까지 음악을 오디오로만 들으시겠습니까?였다. 즉 클래식음악은 즐겨듣지만 공연장을 찾지 않는 사람들을 공연장에 찾아오게 만들기 위한 기획인 것이다. 이 음악회가 토요일 오전 11시라는 음악회 치고는 일반적이지 않은 시간에 열리는 것도 사실 일반적인 직장인의 생활패턴을 고려한 것이다. 그러니까 이 음악회의 해설이 마치 아이들을 대하는 것 처럼 "유치"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덧붙이자면 청소년 음악회의 해설도 절대 유치하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어른들을 위한 해설이라서 뭐 복잡한 음악이론만을 나열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김대진 해설의 주제는 "이 음악은 왜 대단한가"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그 대단함의 바탕에 음악이론이 깔려 있으면 아이패드와 프로젝터 스크린까지 대동해가면서 그 이론을 설명해 준다. 반대로 두 말할 필요도 없이 대단한 곡이라면 정말로 두 말할 필요가 없다는 말만 하고 연주에 들어가기도 한다. 이 분위기는 대학교의 부담없는 교양강좌 정도를 생각하면 딱 맞을듯 하다. 게다가 김대진이 교수니까 말이다.


토요콘서트의 기획 성격상 당연하게도 이 음악회의 프로그램은 대중성을 지향한다. 김대진이 이 음악회의 해설겸 지휘자로 선택된 것도 그가 평소에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는 점에 기인했을 것이다. 그의 프로그램 선곡은 꽤 독특하다. 일반적인 해설음악회가 유명한 곡의 일부 악장만을 연주해주고, 애호가들이 찾는 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는 매니악한 곡 위주의 연주인데 반해 그는 두 극단의 사이에서 아주 절묘하게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클래식에 문외한이라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선곡이면서 이미 클래식에 어느정도 파고든 사람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러 갈 수 있을 만하다는 것이다. 만약 클래식 음악을 실황으로 듣고싶지만 유명 악단의 정기연주회는 다가가기 부담스럽다면, 클래식 애호가가 클래식을 한 번 접해보려고 하는 친구와 함께 음악을 듣고자 한다면, 이 토요콘서트만큼 적절한 음악회도 없을 것이다. 또한 클래식의 대중화가 음악계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므로 토요콘서트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은 아주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대진이 이 음악회를 통해 클래식의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과 동시에 한 가지 더 목표로 두고 있는 것은 바로 젊은 음악가의 육성이다. 토요콘서트에 굳이 프로 악단을 초청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발족해서 젊은 학생위주의 악단을 만든 것도, 협주곡에서 솔로주자 자리에 신인을 불러오는 것도 그러한 목표를 위한 것이다. 김대진이 직접 자신의 입으로 이 음악회에서 신인을 소개하는 것이 교육자로서의 큰 기쁨이라고 말했을 만큼 그의 인재 육성에 대한 신념은 대단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발전해 나가는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실력을 보면 그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김대진 본인도 이 음악회에서 지휘를 하면서 배우는 바가 있다고 하니, 젊은 음악인과 함께 연주 하는 것이 교육자 입장인 그에게도 분명 긍정적인 자극이 될 것이다. 


이쯤이면 눈치를 챘겠지만 이 음악회에서 김대진이라는 사람의 존재는 아주 중요하다. 어쩌면 예술의전당 토요콘서트가 아니라 김대진의 토요콘서트라고 불러도 될만한 음악회가 아닐까 싶다. 아마 이 토요콘서트를 찾는 관객의 상당수는 김대진의 팬이기에 이 음악회에 관심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에게도 마찬가지로 이 음악회의 존재는 아주 중요할 것이다. 그가 음악가로서 클래식 음악을 널리 보급하고자 하는 목표와, 교육자로서 인재를 육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이 토요콘서트는 그에게 아주 소중한 무대일 것이다.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어서인지 그가 이 음악회를 각별히 생각하고 있음은 해설중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가 무대위에 올라와서 해설을 시작하는 말은 언제나 똑같다. "토요콘서트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관객들과 만나는 시간입니다."

음악을 듣는 관객의 만족도도 높고 그 음악을 연주하는 음악가에게도 큰 기회가 되며 음악계 전체의 발전에도 기여하는 토요콘서트는, 그야말로 대단한 음악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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