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타로가 샤프심을 끼우는 장면을 통해 긴장감의 조성과 해소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치탄다는 호타로의 변화를 주도한 인물이다. 물론 그녀 자신은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고, 그럴 의도도 없었다. 변화의 길을 걷기 시작한 호타로에게는 치탄다의 존재 자체가 이미 변화의 이정표인 것이다. 자신과 정반대의 성격을 갖고있는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에게 영향을 받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치탄다와 호타로가 어떻게 다른지는,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치탄다가 어떤 인물인지는 '대죄'편과 '온천'편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못한 인형을 통해, 호타로가 사건의 진행을 불완전한 형태로 전해듣고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

 치탄다는 자신이 화낸 이유를 궁금해한다. 정확히는 자신이 화를 냈었던 그 상황, 즉 선생님이 반의 진도을 착각한 이유가 궁금했던 것이다. 물론 그 호기심에 호타로는 공감하지 못한다. 바로 여기에서, 호타로에게 큰 영향을 끼친, 치탄다의 특징적인 성격이 나타난다. 치탄다는 바로 타인을 신뢰하고 이해하려는 성격의 소유자인 것이다. 심지어 자기 혼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나머지 호타로에게 까지 부탁을 할 정도 그녀의 인간신뢰는 대단하다. 아무 관계도 없는 타인에 대한 신뢰가 이정도이니 그녀가 형재자매 관계에 대해 갖는 믿음이 어느정도일지 쉽게 예상이 된다.


 그에 반해 호타로는 기본적으로 불신이다. 사람들이 아무리 귀신 목격담을 늘어놓아도 그것은 전부 억새풀을 잘못 본 것이라고 일축한다. 온천여관을 방문해서 마야카와 치탄다가 목격했다던 목맨 그림자도 분명히 무언가의 착각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추리를 시작한 호타로는 어렵지 않게 결론에 도달한다. 하지만 치탄다는 그의 추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의 추론은, 그녀의 믿음과는 전혀 다르게, 두 자매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사이좋은 형제자매라는게 오히려 더 어색할 뿐이다.


호타로가 자신과 치탄다가 얼마나 다른지를 생각하는 장면은 다양한 연출로 여러번 강조된다.

 치탄다가 선생님에게 화를 낸 이유를 찾고 여관 맞은편에서 목맨 그림자가 흔들린 이유를 찾는 과정에서 치탄다는 사람에 대한 신뢰와 이해라는 자신의 강렬한 색체를 유감없이 호타로에게 뿜어낸다. 호타로는 그녀가 화낸 이유를 찾고나서 그녀의 인간신뢰를 어렴풋하게나마 깨닫고, 젠나 자매가 서로 돕는 모습을 보며 그러한 신뢰가 "억새풀 만은 아닐것"이라는 생각을 갖게된다. 


치탄다의 충격적인 발언에 고전부원들이 깜짝 놀라는 이 구성과 연출은 나중에 한번 더 사용된다.

 이렇게 두 사건 모두 호타로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고, 그 결과는 작품의 후반부에 직접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즉 작품의 전반부에서 계속 보여지는 치탄다와 호타로의 대비가, 후반부에서는 조화를 이루는 모습으로 바뀌게 되는데, 이런식으로 전반부와 후반부가 대칭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점은 작품의 시나리오적인 완성도를 크게 높여준다. 이러한 체계적인 시나리오 구성에 대해서는 후반부 에피소드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봐요 내 말이 맞죠?'라고 말하는 듯 싶다. 이 온천편은 호타로와 치탄다만의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구성도 후반부에 다시 한번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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