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 자랑을 하고 싶은데 자랑할 곳이 마땅치 않았기에 고민중이다가 이 곳이 생각나서 들어오게되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제가 게으르지만 않으면 어디에 가거나, 누구를 만나거나 하는 내용을 적어서 올릴겁니다. 


시작합니다.


9월 23일, 저는 이상한 사진을 하나 보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엥? 이게 대체.. 

알아보니, 이번에 소니 뮤직 레코드를 통해 메이저 앨범을 낸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나온 신곡, 타이틀 곡 뿐 아니라 수록곡도 모두 다 좋다.)

사실 꿈이 가수인 것은 이미 유명했었는데 왜냐면, 

이 영상으로 인해 생각보다 노래를 잘 부른다는 것이 드러났었고, 그동안의 수많은 인터뷰에서도 가수가 꿈이지만 소속사가 그라비아를 밀어주기 때문에 그쪽으로 데뷔했다고도 말을 했었죠. 그리고 많은 분들이 모르시겠지만 이미 가수로서의 활동도 많이 했고(그룹활동 및 개인 음반)ㅡ물론 일본내에서의 활동이고 잘 알려지지도 않고 묻혔기 때문에 저 역시도 손수 일웹을 뒤져서 찾지 않는한은 알아볼 수가 없었습니다.ㅡ 서서히 그라비아 활동을 줄여가면서 전문 가수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동안 많은 관심은 없었지만 신촌이라면 집에서 근처이기도 하고, 마침 친구가 서울에서 놀자고하니 손해볼 것도 없겠다-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앨범을 하나 구입합니다. 당시 가격은 19,900원... 노래 3곡 들은거 치고는 매우 가성비가 떨어집니다. 포토북을 포함하더라도요. 하지만 뭐, 노래 자체들이 다 좋으니까(생각보다 노래가 정말 좋습니다.) 만족하는 마음으로 잊고 살았었는데... 


당첨되버렸습니다. 

(기쁨에 날뛰는 모습이다.)


그렇게 되버린 저는 이것저것 사인회에 대해 알아봅니다. 규정은 어떤지, 보통 어느선까지 허용하는지(사진이라던가, 악수 등) 알아보니 사진은 운이 좋으면 찍고 보통 악수와 먹을 것을 제외한 선물정도까진 허용하는 듯해서 어떤 선물을 줄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3일을 고민했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고 그냥 제 나름의 거지같은 센스를 발휘하여 나노블럭(이런건 일본에 더 많겠지만), 손편지, 머리띠(혹시 사진 찍어주면 머리띠 쓰고..), 마스크(생각없이 갔는데 귀여워보여서 삼) 을 포장해서 출발하게 됩니다. 

가는동안 퇴근길이라 길이 좀 막혀 7시 30분까지 입장인 것을 딱 7시 27분정도에 들어갔습니다. 좌석이 랜덤이여서 다행이었던 것이 뒤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B열(가장앞줄)에 앉아서 아이를 구경할 수 있었다는 점이죠. 입장하면서 포스트잇을 나눠주며 이름을 적으라고 하더군요. (나중에 아이가 포스트잇을 보며 사인을 합니다.)

 (사인회는 비공개여서 끝나고나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좀 기다리니 스태프분이 나와서 이것저것 안내를 하시더군요. 사진촬영은 절대금지, 간단한 악수정도만 허용... 예, 생각보다 빡빡한 규정입니다. 제 옆에는 정말 커다란 대포카메라 들고 오신 분도 계셨는데 저 말을 듣더니 주섬주섬 분해해서 다시 가방안으로 집어넣으시더라구요.

아이가 등장하자마자 환호성이 아주.. 남녀성비는 97:3정도였는데, 군대에 온 줄 알았습니다. 어쨌든 아이도 한국어를 많이 준비해왔는지 '만나서 반갑고 여러분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국어로 하더라구요. (안타까운건 자주 하는 말이 아니라 그런지 발음이 처음 '안녕하세요'만큼 좋지 않았다는거..) 

저는 첫째줄이여서 정말 빠르게 사인을 받았는데, 선물은 직접전달이 안된다고 하여 스태프분한테 넘기고 시디를 들고 인사하며 딱 앞에 서서 눈을 마주치자마자 와, 이건 정말 숨이 멎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일본어는 거의 하질 못해서 하고싶은 말을 암기해갔는데 눈을 보자마자 그냥 까먹게되더라구요. 그렇게 좀 감탄하고 있자 사인이 끝나고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듣고나서야 정신을 차려서 악수하고 그냥 멍한 상태로 자리에 와서 앉았습니다. 그동안 '영상이나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낫다'라는 말을 잘 이해 못했었는데, 이번 기회로 확실하게 깨달았습니다. 

영상이나 사진으로 보는 아이는 완전히 너프된 버전입니다. 꼭 실물로 보셔야해요. 

그렇게 한시간 반정도의 시간이 끝나고 감사인사를 한 뒤에 일본어로 '많은 분들이 일본어를 잘하셔서 놀랐다.'라는 말을 한 뒤 나중에 또 보자는 말을 마지막으로 사인회는 종료되었습니다. 규정도 빡빡하고 여러가지로 중요한 게 빠진 사인회였지만 그래도 실물을 봤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며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겠더군요. 

그리고나서 모든 것이 끝인 줄 알았는데, 제가 이 글까지 작성하게 된 중요한 계기는... 

(귀국 후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예, 바로 이 사진때문이죠. 저기 마스크가 제가 준거거든요. 와, 세상에. 선물 준 분이 20명정도 되었던거 같은데 그중에 제 마스크만 저렇게 사진을 올려줬더라구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제 센스가 참 거지같다는 걸 다시한번 느끼게됩니다. 분명 저런 모습을 상상한게 아니었는데...?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저 마스크의 다른 동물을 가져가봐야겠습니다. 사실 마스크 가져갈 때도 친구가 '못생겼으니 가리고 다니란 뜻으로 가져가는거냐고' 물어봤었는데 워낙 이뻐서 그런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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