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분기에는 하던 일도 잠깐 쉬고 그래서 정신적으로 여유로웠던 탓인지,
1분기보다 본 작품의 수도 늘었고 예전같았으면 칼같이 하차했을법한 애니도 끝까지 챙겨봤네요.
1분기에 워낙 괜찮았던 작품이 많았던 탓인지, 전체적인 작품 퀄리티에 대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분기입니다만 그렇다고 그렇게 구린 분기도 아니니 이 정도면 만족해야겠지요.

저번 1분기랑 비슷하게 2분기 초기에는 '음,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라고 생각되었던 작품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건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이 변한 작품이 여럿 있어서... 
몇몇 작품의 경우 뒤통수를 쎄게 후려치듯 제가 멋대로 가졌던 기대를 배신(?)했기 때문에, 글을 적게되는 이 날을 벼르고 있었습니다.

저번처럼 마찬가지로 '강력추천', '추천', '보통', '비추천'으로 구분하도록 하며, 가장 비추천하는 작품부터 추천하는 작품순으로 주관적인 관점에서 하나씩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강력 추천'은 몇 번 다시 봐도 재밌을법한 작품을 기준으로 삼고 있고,
'추천'은 한 번쯤은 꼭 챙겨봐도 괜찮은 작품들,
'보통'은 시간이 많으면 무난하게 볼만하고, 시간이 없었으면 굳이 안보고 재꼈을거같은 작품들,
'비추천'은 진짜 보면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되는 작품들을 선발했습니다.

중요한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는 지양하고 있으니, 스포일러에 대해서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2쿨 작품인 'Re제로'와 '쿠로무쿠로'는 3분기 애니 되돌아보기 때 이야기하겠습니다.

기존에는 단편애니(5분애니)도 같이 묶어서 이야기했는데... 5분 애니는 잘해봤자 보통으로밖에 안 남아서, 앞으로 그냥 단편 애니는 따로 언급 안하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이렇게 비추천부터 이야기하다보니, 초반에 열심히 작품을 까느라 에너지를 소모해서 정작 좋은 작품이 왜 좋은 작품인지를 소개해줄 때 에너지가 부족해지는 경우가...



비추천


1. 빅 오더

보아라! 이것이 2016년 애니의 연출이다!

이번 분기에서 가장 늦게 방영을 시작한 주제에, 10화로 가장 빠르게 방영을 종영한 대망(大亡)의 작품, BIG ORDER입니다.

저번에도 언급드렸듯이 미래일기의 작가 '에스노 사카에'의 미래일기 연재 종료 후 후속작입니다.
조금 어두운 분위기의 이능력 배틀물인데 1화부터 작품 분위기와 연출이 굉장히 촌스럽고, 작품의 내용이 전작인 미래일기와 큰 차이가 없어보여서 큰 기대는 안하고 봤었습니다.
제 내면 속의 원작자 버프에 기대어 계속 보긴 봤습니다만, 가면 갈 수록 이 작품에 대한 기대와 더불에 작가에 대한 기대마저 점점 떨어지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윤리적인 문제는 사람 개개인에 따라 다른부분이니 이 부분은 차지하고, 이 작품의 가장 큰 문제를 언급하자면

맨 처음에 말했듯이 애니메이션 분량이 10화밖에 안 되는데, 그 짧은 분량 안에 내용을 여러가지 넣으려고 하니 스토리의 짜임새 자체도 빈약하고 각 등장인물에 부여된 시간도 굉장히 빈약하다는 점입니다.


속지마... 얘들은 공기야!

전작인 '미래일기'를 빗대어 이야기를 해보면 일기의 주인이 12명이 있고 그 중에서 주인공인 유키테루와 유노가 큰 비중을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등장인물이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으며, 왜 일기를 통해서 신이 되고 싶어 하는지 적절히 그려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빅 오더' 같은 경우 미래일기의 일기 주인과 비슷하게 다자이후 정청 12수이라는 집단이 나오는데, 이 집단이 왜 형성되고 무슨 목적을 가지고 행동을 하는지 애니메이션 내에서 전혀 설명이 없습니다. (몇몇은 나오긴 합니다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도대체 얘네들이 왜 주인공을 도와서 행동을 하는건지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 밖에 안 들죠.

이야기 전개 속도가 무척 빠른것도 매우 큰 문제입니다.
뭐 맨 처음에는 "내가 전 일본을 지배하겠어!!!" 이러면서 시작하고,
일본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뭐지 저 미친놈은?' 하면서 저 놈 잡으러 가야겠다 이러던 스토리가,
(전개될 스토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어느새 그런 목표는 다들 망각하고 이상한 애들하고 치고박고 싸우고 있질 않나,
주인공은 도대체 마지막에 왜 싸우는지 자기 스스로도 모르는 것 같고...

전반적으로 혼란합니다. 혼란해!

그렇다고 해서 분량을 늘려서 이런 문제들을 손대면 괜찮았을까 물어보면??
미래일기하고 비교해보면, 전반적으로 작품 자체가 매력이 떨어지는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자체 심의를 준수합니다. 그런데 무삭제판 BD가 정말 궁금하다...

근데 여러가지 의미로 무삭제 BD판이 궁금하기는 하다.
이거 사실 10화짜리 야애니 아닙니까?


2. 마요이가

앞에 있는 애들만 주의해서 보면 됩니다. 뒤에 있는 애들은 공기거든요...

빅 오더라는 빅 똥이 있어서 똥애니 1순위를 가까스로 비켜갔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 나물에 그 밥입니다.
그나마 마요이가는 조금 더 나은게, 빅 오더는 아무런 내용도 없고 전달하고자 하는 바도 없었지만 적어도 마요이가에서는 뭔가 전달하려고 하는 점이 있었다는 점 아닐까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으로 각본에 뒤에 후술할 '키즈나이버' 또한 맡은 '오카다 마리'가 담당한 작품으로,
세상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바깥 세상과 고립된 도시전설 속의 마을 '나나키무라'로 떠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렇지만 이를 전달하고자 하는 방법이 글러먹었고 결국은 뭘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거든요.

'세상에 어떤 불만을 품었으며, 왜 이 사람들이 사회를 떠나서 나나키무라로 오기로 결정하였으며,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처음에는 이 내용을 어떻게 서술해나갈지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거 없다.


참 할말 많은 결말...

1화에서 10분이라는 긴 시간을 걸쳐서 등장인물을 30명이나 소개하는데, 이 때부터 이 애니의 운명은 결정되어있었습니다.
12화라는 분량에서 이 30명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소화할 수 있을까 궁금했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을 택했더군요.
30명 나온다고 30명 전부 소화해야하나? 다 소화 안하면 되지!!!
음...어...

아니 30명 전부 소화할 수 없으면 등장인물을 줄이면 되는거 아닙니까...
솔직히 20명 정도는 나와서 하는거 하나없는 공기 캐릭터인데 굳이 이런 애들 그리느라 힘들게 인력 낭비하고 성우비용 소모하지 말고
한 10명 정도 등장시키면 되는거 아닙니까?

제 분노를 표출하고 싶지만 분노를 표출하면 거진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자세히는 언급할 수 없다는게 슬프네요.


3. 온라인 게임의 신부는 여자아이가 아니라고 생각한거야?

문제 : 길드에서 온라인 게임 정모를 하니까, 4명이 전부 같은 학교일 확률을 계산하시오.

개인적으로 라노벨기반 작품은 참신하지 않으면 기피하는 편인데 도대체 이걸 왜 보기로 결정했을까 이제와서 후회되네요.
4화보고나서 (1권 분량 끝나고 나서) 하차할까 진지하게 고민했는데 4화까지 본 시간이 아까워서 끝까지 봤다가... 결국은 다보고나서 후회.

수많은 라노벨 작품들이 그랬듯이 1권 분량(비록 원작을 읽어본 적은 없었지만)은 내용의 짜임새가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현실을 도피하고 온라인 게임 속 가상세계로 도망가려고 하는 여주인공과, 온라인 게임과 현실은 완전히 별다른 세계로 선을 그으려고 하는 남주인공이 만나서 서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거든요.
물론 비현실적인 내용이 너무 많아서 저 부분이 잘 부각 안 될수도 있지만 어찌되었건 1권 분량은 그랬었습니다. 1권은.

그 뒤부터는 저 위에 있던 고민이 마치 원래 그런거 없었다는 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립니다.
그러면 저 부분이 빠지면 뭐가 남을까요. 그냥 흔해빠진 일상에 온라인게임이라는 소스가 끼얹져있는 아주 흔해빠지고 전형적인 라노벨이 남아버릴 뿐이죠.

내용이 흔해빠졌으면 작화(+동화)라도 좀 이뻐야지. 이마저도 아니면... ...

이 정도까지 이야기했으면 이 작품의 가치는 다 이야기했던 것 같습니다.


4. 쿠마미코

이 작품을 까기 위해서 2개월을 참고 참았다. 내가 4월달에 왜 이 작품을 강력추천했던 것일까. 
과거의 나 자신에게 돌아가 과거를 바꾸고 싶다. 이래서 원작을 보고 애니를 평가해야하는건가

보통에 넣을까 비추천에 넣을까 고심하고 고심한 끝에 비추천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진짜 2분기 초에는 이런 빅엿을 줄 거라고는 생각 못했습니다.
제작사 키네마 시트러스에서 예전에 제작했던 작품 중에 '바라카몬'이라는 작품은 지금도 강력하게 추천했을 정도로 정말 괜찮았거든요.(물론 제작사가 같다고 참여 스태프가 똑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마치(여주인공)를 괴롭히는 내용이 나와도, 큰 줄기는 '도시를 꿈꾸는 시골 소녀가 현대 문물에 적응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룰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는 개뿔
그냥 니들은 마치를 괴롭히고 싶었을 뿐이었어!!!
이 새디스트들 같으니라고!

애니메이션이라는건, 특히 이런 원작이 있는 작품은 원작을 대로 따라가도 상관 없지만, 
일단은 감독 및 각본가 등 다양한 스태프들이 원작을 재해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종이가 아닌 미디어 매체에 걸맞게 새롭게 표현하는 것이란 말입니다.
근데 왜 이 작품은 재해석을 이상한 방향으로 하냔말입니다.
원작에서도 이미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왜 굳이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더 심화시키냐고!


내가 바라던 쿠마미코

안 그래도 전세계적으로 여성의 성상품화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이거 참;;;

제작진이 우리에게 보여주려고 한 쿠마미코... 할 말을 잃었습니다.


마치를 괴롭히기 때문에 분노하는게 아니라(2D캐릭터를 괴롭한다고 분노하는 사람은 아청법 도입해서 3D가 아니라 2D의 어린 여자아이들을 지켜야한다고 주장하는 이상한 사람들이고)
저도 마치를 괴롭히고 그럴때마다 당혹스러워하는 마치가 귀엽다고 느낄 수 있지만,
'세상물정을 모르는 시골소녀한테 강제로 도시문물을 강요할 때 생기는 당혹감'으로 인해 발생하는 괴롭힘, 다르게 이야기하면 한 소녀가 나중에 이불킥을 시전할만한 추억을 만들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그릴 때 귀엽다고 느낄 수 있는거지,
폭행과 성폭력 그리고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하기를 당요하는 등, 물리적, 정신적인 방법으로 직접적으로 괴롭히는걸 보고 귀엽다고 느껴지겠냐!

적고보니 저 혼자 설레발치다가 지 혼자 배신당했다고 느끼고는 이 애니 똥애니야!!! 이러는거같긴 한데,
사실 위에서 언급한 저런 좀 기분 더러운 내용을 제외하고 보면, 진짜 잘만든 일상물입니다. 적어도 '추천'등급은 갔을거에요.
근데 저런 내용이 있어서 남들한테 추천해서 이걸 보라고는 이야기 못 하겠네요.



보통


5. 언해피♪

그냥 무난하게 평범한 미소녀동물원계열 일상물이었습니다.

항상 이런 일상물계열을 평할때가 굉장히 힘든데... 
이렇게 무난무난하게 보는 장르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매 분기마다 일상물 계열은 거의 다 챙겨서 보는 편이거든요.
근데 그 중에서도 이건 남들한테 추천할 만큼 재밌다! 이건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라는 작품이 느낌으로 구분은 되는데
왜 이 작품은 안 추천하고 다른 작품은 추천하는지, 그 기준을 명확히 내리기 설명하기가 힘드네요
굳이 따지자면 스토리의 탄탄함 + 캐릭터의 개성 + 그림체의 퀄리티 + 다른 일상물과 차별을 둘 수 있는 독자적인 요소를 가지고 비교합니다.

언해피는 뭐랄까... 
작품 제목은 언해피(또는 안해피)이라서 불행 요소를 안고있는 소녀들이 행복해지기 위해 나아가는 이야기인데,
사실 작중 주인공 5명 중에서 진짜로 하다고 이야기할 캐릭터는 말그대로 걸어다니는 재앙인 '안'이나 병약체질인 '보탄'정도뿐이고
나머지 3명은 도대체 어딜 봐서 저게 불행한 캐릭터인가... 의구심이 들더군요.

여기에서 '불행한 소녀가 나오는 일상물'이라는 독자성이 제대로 어필되지 않는 것 같고
스토리도 이런 캐릭터성을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했다고 생각됩니다. 몇몇 에피소드는 어거지로 들어가있다는 느낌밖에 안 들더군요...
그림 퀄리티도 요즘 애니 평균 수준인지라... ...


6. 삼자삼엽

'미확인으로 진행형'이 방영된지도 벌써 2년이 지났네요.
그 작품 이야기를 꺼낸 것은 마찬가지로 아라이 체리 작가 + 동화공방 조합으로 다시 찾아온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2년 전의 동화공방은 미확인과 노자키군으로 정점을 찍었던 시절이었는데... ...

삼자삼엽이라는 작품이 연재된지 벌써 13년째입니다. ㅎㄷㄷ
러키스타나 히다마리 스케치 이상으로 오래된 작품입니다.

작화도 뛰어나고, 오프닝 엔딩 노래도 흥겹고 내용도 일상물이라는 작품에 걸맞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분명 모든 면에서 모자른 점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음... 뭔가 미묘하다고 해야할까 굳이 말하자면
이런 작품은 이제와서는 너무 흔하디 흔하다.

이 애니가 2007년(러키스타 및 히다마리 스케치가 방영되던 해)에 나왔더라면 좀 다른 평가를 내릴 수 있었을거 같은데,
요즘 시대에 애니화가 되서 나오니 이미 수많은 일상물계열이 매 분기마다 2,3개씩 쏟아져 나오고 있고
그런 작품하고 비교해보면 너무 평범하지 않나, 그래서 봐도 지루하지도 않지만 아주 재밌지는 않다는 느낌이었네요.

아라이 체리가 일본쪽에서는 망가타임 키라라의 대표작가이니 어찌보면 팬심에 의한 애니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드네요.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정발된 작품이 없으니... ...


7. 바쿠온!!

연속해서(벌써 4연속...) 나오는 일상물 작품입니다.
이번 분기 본 일상물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다 자세히 설명하려고 하니까 똑같은 설명이 반복되는거 같네요. (사실 일상물이라 적을 말이 없어...)
여기서부터는 좀 간추려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두 작품과는 다르게, (그나마)이 작품은 어떤 작품인지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오토바이 타는 여고생이 나오는 작품입니다.
(이 설명만으로도 위에 말한 삼자삼엽이나 언해피보다 독자성의 측면에서 좀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분기 초에는 '물론 이런 일상물 계열이 그러하듯 오토바이를 타는 것에 핵심을 두기보다, 그 밴드하는 모 애니가 밴드한다고 모여서 맨날 티파티만 하는 것처럼 이 작품도 오토바이 타러 모여서, 농담 따먹기하는게 포인트죠.' 라는 평가를 내렸었는데...
분기가 끝나고 보니, 적어도 이 작품은 케이온하고는 다르게 본질인 '오토바이'를 마지막까지 잊지 않습니다.
케이온은 진짜 밴드와 관련있는 일은 거의 안합니다만(사실 케이온은 경음부가 아니라 먹방부...)
적어도 이 작품은 시시콜콜한 일이라 할지라도 전부 오토바이에 관련된 네타와 엮여있으니까요.


8. 소년 메이드

5연속 일상물... 굳이 따지면 '소년 메이드'는 일상드라마 쪽에 좀 더 가까운 편입니다.

일찍이 아버지를 잃고 친인척 아무도 없이 어머니와 단 둘이 살던 초등학생 주인공 '치히로'가, 어머니마저 병으로 잃고 맙니다.
그런데 어머니를 병으로 잃고보니 사실 외가쪽 가족은 멀쩡히 살아있었고, 그저 어머니가 외가로부터 의절당했을 뿐...
그래서 어머니의 남동생이자 주인공에게는 삼촌뻘인 '마도카'와 함께 생활하게 되는 것이 주요 스토리입니다.

여성향이긴 합니다만 중립적 여성향이기 때문에 남성도 거리낌없이 볼 수 있습니다.

짧막하게 하나의 에피소드를 끊어서 보면 평범한 일상물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큼지막하게 살펴보면, 주인공인 치히로와 마도카의 정신적인 성장을 그리고 있습니다.
각각의 에피소드도 재밌지만, 그 에피소드마다 조금씩 정신적으로 성숙하는 등장인물을 바라보는게 이 작품의 주요 포인트라 생각됩니다.


엔딩에서 뜬금없이 본편에도 안나오는 애들이 등장해서 당황

근데 진지하게 하나 이야기하고 싶은게, 엔딩 송은 정말 맘에 안 듭니다.
맨 처음에는 혹시 엔딩이 잘못 틀어진건가 싶을 정도로, 이상한 녀석들이 왜 나와서 노래를 부르나 하는 생각밖에 안들고 (5화는 가서야 도대체 얘들이 뭐하는 애들인지 밝혀집니다.)
나중가서 봐도 본편하고 거의 눈꼽만큼밖에 연관이 없는 애들이라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라는건 알겠습니다만...


9. 사카모토입니다만

정신놓고 보면 재밌는 병맛 애니입니다.
그런데 이런 병맛은 취향을 타기 때문에, '도대체 이런 말도 안되는게 왜 재밌냐?'라 생각할 수도 있고 사람에 따라서는 씹노잼일 수 있습니다.

외모도 수려하고,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며, 대외관계도 원만하고, 인기도 많은, 그야말로 엄친아라는 단어가 가장 어울리는 사카모토군이 펼치는 기행을 그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완벽한 
이미지라는 엄친아와 그 기행의 갭으로 인한 병맛으로 인해, '이건 미친짓이야' 같은 웃음을 지어냅니다.
(초반 감상 소감에서 그대로 퍼옴... 이거 말고 설명할 방법이 애매해서;;;)

소재나 패턴 자체가 사실 뻔하기 때문에 질질 끌면 재미없다고 느낄 수 있는데, 타이밍을 잘 끊어서 작품을 완결지었다고 생각되네요.


10.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동경하던 히어로와의 만남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히어로물을 표방한 소년만화입니다.

전세계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각자 '개성'이라는 특수능력을 가지게 된 근미래에, 이 개성을 악용하는 악당이 등장하게 되고, 마찬가지로 이를 저지하는 히어로가 등장하게 됩니다.
주인공은 이런 세상을 살아가며 전설의 히어로 '올마이트'를 동경하고 장래에 히어로가 되기를 꿈꾸지만 정작 주인공은 극히 드문 '무개성'이라 히어로를 꿈꿀 수 없는 상황.
그 와중 우연히 '올마이트'와 직접 만나게 되는 것을 계기로 하여 그의 인생이 바뀌는 스토리입니다.

2분기 초에도 언급했었는데, 저는 소년만화를 거의 안 봅니다. 그 질질 끄는 전개가 너무 싫어서요.
그래서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가 1쿠르 작품이라고 들었을 때는 그런 걱정이 없겠구나 하고 봤었는데, 정작 작품이 끝나고보니 1쿠르는 너무 짧았던게 아닌가 생각드네요. 길어도 뭐라고 하고 짧아도 뭐라고 하면 어쩌라는건지 좀 미안해지긴합니다만...
원펀맨 때도 1쿠르라서 아쉽다고 이야기해긴 했었는데, 그 아쉬움하고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주인공의 성장을 다루기에는 1쿠르라는시간이 부족하여, 결국 마지막까지도 발목만 잡게 된다.

원펀맨은 이미 1쿠르 자체만으로도 이야기의 구성이 갖춰져 있지만 2쿠르로 해서 가로우전까지 다루었으면 더 완벽해질 수 있기 때문에 아쉬워한 반면
히로아카는 이제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중에서 이제서야 전개정도까지 이야기가 진행되었는데 끝나버렸기 때문에 미묘하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물론 마지막 세 에피소드를 조그마한 위기-절정-결말로 볼 수 있긴 합니다만, 그런거치고는 갈등의 심화정도가 깊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주인공의 역할도 결국 공기에 가까웠기 때문에 잘 와닿지는 않았네요.

사실 원펀맨과 히로아카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게 말이 안되긴 합니다. (애초에 원펀맨은 일반적인 소년만화의 틀을 벗어나어 있기도 하고)
원펀맨은 주인공이 이미 시작부터 만렙으로 시작하는 반면, 히로아카는 주인공이 0레벨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주인공의 성장과정을 그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그래도 2기가 확정되어있었기 때문에, 이것을 끝으로 보지 않고 뒷이야기를 위한 포석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나쁘지 않은 1기라고 생각합니다.
2기의 완성도가 높으면 1기도 다시 재평가를 받을 수 있겠죠.



추천


11. 타나카 군은 항상 나른해

나른해지기 위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피하던 타나카 군이 마지막에 다른 사람들과 합류하는 장면은 꽤나 의미심장하다

2분기 초반 감상 소감하고 다르게 적으려고 열심히 노력하는데, 그때랑 지금이랑 감상포인트에 큰 차이가 없어서 이야기할 게 딱히 없네요.
(벌써 7번째로 언급하는)일상물 작품으로,
전력을 다해서 나른해지려고 하는(이미 전력을 다해 나른해지려고 하는 순간부터 나른해지는게 아닌거같지만) 타나카 군과 그의 주변인물이 벌이는 학원코믹 일상물입니다.

초반 감상 소감에서도 언급했는데, 1화는 너무 재미가 없어서... 하차할 뻔 했습니다.
나른해지라고해서 진짜로 1화 내내 나른해지면 어떡합니까.
물론 2화부터 새로운 등장인물이 하나하나씩 추가되면서 재밌어집니다. 재미없었으면 진작에 하차해서 여기 목록에 있지도 않았곘죠.
부디 1화가 재미없어서 하차하신 분들은 2화까지 판단을 보류하시기 바랍니다. 2화에서마저 재미없으면 본인 취향에 안 맞는거죠 뭐...


등장인물 중에서 분위기를 가장 잘 띄워주는(나른함따위 날려버리는) 미야노.

새로운 등장인물이 추가되면서 타나카 군은 전력을 다해서 나른한 일상을 지키려고 하고
그와 반대로 새로운 등장인물은 타나카 군의 일상을 비일상으로 만드려고 하는 모습이 의외로(?) 훈훈합니다.
캐릭터들도 둥글둥글해서 귀엽게 느껴지네요.

그건 그렇고 분명 '언해피♪'와 같은 SILVER LINK 작품인데...(SILVER LINK에서 논논비요리를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참여 스태프의 차이인 것인가... ...(그냥 원작 차이일지도)


12. 갑철성의 카바네리

처음에는 인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계속해서 경계당하는 카바네리

이 작품을 보면서 계속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부터 진격의 거인을 좋은 작품이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었지만, 이걸 보니까 '진격의 거인'은 확실히 똥작품이었구나, 라고.

스팀펑크 배경으로, 사람들은 좀비와 유사한 '카바네리'를 피해서 성에 모여 살거나 또는 거대 열차를 타고 카바네리를 피해 다른 성으로 이동합니다.
이렇게 보면 단순한 좀비 아포칼립스라고 할 수 있으나, 위에서 언급했던 '전격의 거인'과 약간의 유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앨런 예거'가 거인화를 습득한 것과 마찬가지로, 주인공인 이코마 또한 카바네의 신체 능력을 습득한 '카바네리'가 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것이죠.

작품은 크게 1부, 2부, 3부로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카바네리가 된 '이코마'가 자기 스스로가 받아들이고 또한 다른 사람들 또한 '이코마' 또 하나의 인격체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1부,
자신의 신념에 따라 계속해서 갑철성의 사람들과 거리를 두다가 갑철성 사람들로부터 '인간다운 모습'을 발견하고 점차 변하게 되는 '무메이'를 그리는 과정이 2부,
그리고 마지막으로 쇼군의 아들이자 무메이를 키운 '비바'를 통해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이자 피날레를 장식하는 3부.

1, 2부까지는 정말 뛰어난 작품으로 그 때는 정말 '강력 추천'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외적인 갈등 요인과 내적인 갈등 요인이 치밀하게 맞물려있어서 스토리가 아주 탄탄했거든요.
작중에 등장하는 등장인물이 그저 카바네리를 물리치기 위해 싸우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이 갈등 요소를 받아들이면서 내적으로도 성장하는 모습을 치밀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어디 그냥 갑자기 거밍아웃(...)하면서 싸우는 작품과는 다릅니다.


그렇지만 후반 전개는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다만 3부에 와서 마무리를 좀 많이 어설프게 지었다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역시나 자세히 언급하면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자세히는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만, 구성도 좀 어설프고, 지금까지 성정한 주인공도 그 성장치가 제로가 된 것 같고 갑자기 말도 안되는 연출도 나오고...
마무리를 잘 지어냈으면 명백한 '강력 추천'애니였습니다만... ...조금 아쉽네요.


13. 콘크리트 레볼루티오 ~초인환상~

분할 2쿠르 작품으로, 1쿠르는 작년(2015년) 4분기 때 방영했었습니다.
사실 이 작품... 저는 작년 4분기 때 안 봤었습니다. 그 당시 너무 바쁜 시기라서 애니 고를 때 거진 작화만 가지고 판단했거든요.
그러다가 분기 끝나고 나서 다른 사람들이 이 작품 취향은 타지만 재밌는 애니라서 추천을 해줬는데 그 때도 안 보다가 이번에 2기가 진행되서 그제서야 1기 분량을 몰아서 봤습니다.
도대체 그 때 왜 나는 이 작품을 걸렀던 것일까... 뒤늦게서야 후회가 되더군요.

아마 1기를 봤던 사람은 도대체 풀어놨던 떡밥을 어떻게 해결할까 궁금해서 2기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1기와 2기의 연결이 엉망이라서 망한해버린 수 많은 분할 2쿠르 작품들과는 다르게, 2기의 내용을 기다리게 하는 성공적인 분할 2쿠르 작품입니다.
요즘 나오는 분할 2쿠르 작품이 거의 그러하듯 1쿠르에서는 등장인물을 묘사하고, 2쿠르에서는 이렇게 만들어진 관계를 이용하여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게 됩니다.
그런데 작중 시간을 뒤죽박죽으로 배치해놨습니다. 한 화 내에서 미래와 과거를 왔다갔다하는 것 뿐만 아니라 매 에피소드 또한 시간순으로 이어져있지 않습니다. (스즈미야 하루히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이런 에피소드 배치를 통해서 의도적으로 1기에서 일부 스토리를 비워놓았기 때문에 다양한 떡밥이 만들어져있고, 2기에서 이를 해소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작품의 부제인 '초인환상'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에는 수많은 초인이 등장합니다.
단 초인의 정의가 일반적인 '초인'과는 다르게, 사람뿐만 아니라 로봇, 외계인, 악마, 요괴, 심지어는 신까지도 초인으로 분류합니다.
80년대~90년대 초반에는 이런 초인들이 등장하는 작품들이 굉장히 많았었고, 감독 또한 '어째서 우리가 어렸을 적부터 동경했던 히어로는 저 시대에 저렇게나 잔뜩 생겨난 것일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 작품의 초안을 완성했다고 하네요.

이렇게 추억의 소재를 이용해서 현실의 문제를 비판한다는 점에서는 '갓차맨 CROWDS'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작화가 뛰어나지 않다는 점도... ... 그리고 소재가 너무 매니아틱해서 판매량이 안 높다는 것도... ...


추락한 외계인에 의해 죽은 경찰이 외계인 도와 악을 처단하는 거대변신초인. 그야말로 울트라맨의 오마쥬이다.

20대 중반~30대 초반 시청자가 이 작품을 보면 어렸을 적 봤던 많은 작품들이 오마쥬되어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장 1기 1화만 봐도 '아 저건 울트라맨의 오마쥬이구나'라고 한 눈에 알 수 있죠.

근데 갑철성도 그렇고 이 작품도 그렇고, 그렇게 잘 스토리를 이끌다가 왜 마지막가서 힘이 빠지는걸까요...
마무리가 너무 어설퍼요;
마지막 2화는 그냥 스토리 전체적으로 구멍이 나 있다는 생각밖에 안 들더군요.
그 전까지 그렇게 탄탄하게 떡밥도 회수하고 그랬었는데, 마지막 2화는 지금까지 회수한 떡밥과 전혀 관계없는 내용으로 끝이 나버리니.


거대 붕어빵 기계. 이 장치를 통해 미국의 비인도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어째서? 직접 확인해보시길

그리고 이 작품의 미국이 너무 악으로 그려진게 아닌가 싶은... 그런 찜짐한 느낌이 있긴 합니다. (특히 1기에서 그런 부분이 강하죠.)
물론 미국이 무슨 정의감으로 지구의 수호자이거나 세계 경찰을 자처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국익을 쫒고 있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철이 들면 알게되는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서는 미국을 너무 사악하게 그려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의 일본이 착한(?) 나라는 아닙니다만)
다른 나라가 그런식으로 미국을 묘사하면 그냥 그런가보다 싶은데, 전범국인 일본에서 그런 식으로 묘사하는건 좀 그런거같은 느낌입니다. 
분명 감독은 전쟁범죄를 반대하는 좌익성향 감독인데...(물론 미국의 전쟁범죄도 반대할 수 있겠지만...!)


14. 키즈나이버

스튜디오 트리거의 오리지널 신작, 키즈나이버입니다.
주관적으로는 '강력추천'에 이번분기 최고의 애니로 꼽고 싶지만... 글을 적다보니 단점이 꽤 보여서 양심에 찔리네요.(길이도 제일 길어....)
안타깝게도 상업적으로는 성공할거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만... ...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전에 트리거 회사의 성향에 대해서 잠시 언급하고 가자면,
가이낙스 시절의 프리크리, 톱을 노려라2, 그렌라간, 팬스가, 그리고 트리거로 분리되고 나서는 킬라킬 등 다양한(호불호가 갈리지만) 명작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작품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데포르메를 통한 역동적인 연출입니다.
자칫보면 쓸데없이 지나친 과장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으나, 이런 역동적인 연출은 소설이나 만화, 드라마, 영화 등 다른 매체에서는 볼 수도 없고 표현할 수도 없는, 오직 애니메이션에서만 가장 자연스럽게 사용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사실 만화에서는 일부 사용 가능하긴 합니다만 애니메이션과는 조금 다르죠. 영화에서도 일본의 B급 영화에서는 가끔 사용합니다만... B급 영화에서 말이죠...)
예전에는 많은 애니메이션이 이런 역동적인 연출을 사용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역동적인 연출이 어울리는 작품들보다는 정적인 연출이 어울리는 작품들 위주로 장르가 변화되었기 때문에 최근에 와서는 잘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이 트리거의 스태프들은 지금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역동적 연출을 가장 잘 활용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런 연출을 통해 사뭇 진지해질 수 있는 내용도 가볍게 전달해줍니다.

앞의 '마요이가'에서도 이야기를 했듯이, '오카다 마리'가 각본을 담당했습니다. (유명한 담당 작품으로는 아노하나, 하나이로, 잔잔내일, 코코사케, 프랙탈 등이 있습니다.)
담당했던 작품들을 보면 캐릭터의 특성을 잘 살려놓고, 등장인물간의 관계를 꼬아놓고 이런 관계를 해소하면서 갈동을 해결하는 내용 전개에 강함을 보입니다.
마요이가는 등장인물이 워낙 많았던 탓에(...) 이런 특징을 살리지 못했습니다.

쓸데없는 말이 긴데 본론으로 돌아와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소통이 단절되고 있는 현대 우리 사회에 대한 모습'을 주제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갑니다.
과학의 발전으로 통신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전화, 인터넷 등을 통해서 다른 사람과 항상 연결되어있는 현대인들은 항상 연결되어있는 것처럼 보이면서 오히려 예전보다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죠.
이 작품에서는 말을 통해서는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여, '상처'를 잇고 더 나아가 '감정'까지 잇는다는 실험을 세우게 됩니다.
과연 '감정'을 직접적으로 잇는 것을 통하여 사람들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될 수 있을까요?
제작진이 낸 해답은 스스로 작품을 통해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좀 싱겁게 이야기를 끝내놓고 하는 말이...

마음같아서는 정말 갓갓애니이기때문에 꼭 봐야한다고 하고 싶지만, 문제점이 꽤 있는 바람에...
일단 등장하는 주인공들을 의사소통의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현시대의 7대 죄악'에 빗대어 이런 문제를 지적하고자...할 줄 알았는데 페이크였습니다.
무려 1화에서 언급하기 때문에, 꽤나 중요한 설정이고 각 인물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궁금했었는데...
아... 스포일러가 될거같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겠습니다...부들부들

게다가 이번 분기에서 마무리가 아쉽다고 평가내린 작품이 워낙 많은데, 이 작품도 안타깝게 그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물론 마무리가 나쁜건 아닙니다만, 뭔가 미묘하게 납득이 안된다고 할까, 결국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안 되었다고 할까, 작품 전체의 주제를 제대로 꿰뚫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문제점이 없었다면 완성도 높은 '오타쿠' 애니메이션이었을텐데...
(지금은 오타쿠라는 용어가 일본 애니메이션 매니아, 내지 의미가 더 확대되어 그냥 매니아를 지칭하는 표현이 되어버렸지만, 원래 오타쿠라고 하는 용어는 한 작품을 심도있게 파고들어 소소한 부분까지도 분석하고 작품내에서 전달하지 않는 부분까지도 파고들어 애니메이션에 내포되어있는 의미를 확대해석하던 사람들을 의미했었죠. 에반게리온이 전형적인 90년대 초의 오타쿠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5. 조커 게임

아직 조커 게임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군국주의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할 때의 주인공.

세계 2차 대전이 전쟁하기 직전을 시간적 배경으로 갖고 있는 원작 소설 '조커 게임'와 그 시리즈물을 기반으로 한 작품입니다.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조커 게임'은 1화에서 주인공들이 함께 한 게임의 이름에서 따온 것인데,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포커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실상은 그 장소에 있는 주변 인물을 포섭하고, 또한 그 인물들로부터 배신을 당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어내어 승리를 쟁취하는 놀이입니다.
왜 이런 평범하지 않은 포커게임을 하냐고요? 왜냐하면 주인공들은 스파이이기때문입니다.
재탕은 신경쓰지 말자. 똑같은 글 적기는 싫지만 이 설명이 이 작품을 소개하기 가장 좋은 서론이라고!

시대적 배경 때문에 이 작품이 '우익'작품이 아닌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저도 1, 2화를 보고 적었던 감상 소감에서 이런 소재를 고려하면서 봐야할지도 모른다고 이야기 했었고요. 1, 2화에서는 명백히 성향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1, 2화에서는 이런 성향이 다소 편집되어있어서 BD에서 재수록될 예정이라 전해집니다.)
그런데 작품을 보다보면, 오히려 이 작품은 명백하게 '우익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성향은 8, 9화의 더블 조커와 12화의 더블크로스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일본 대제국을 위해서라면 목숨마저 버릴 각오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일본군 장교들을 직접적으로 부정하고 그와 반대되는 행동을 통하여 오히려 이익을 보는 것을 통하여, 그 당시 일본에 팽배해있던 군국주의를 직접적으로 부정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옴니버스형태로 구성되어서 더블 조커를 제외하고는 에피소드간의 연계가 거의 없는 편입니다.
각 화의 구성이 튼튼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각 에피소드를 한 화에서 마무리짓습니다.
한 화에서 한 에피소드를 소화하지만 생략할 부분은 과감하게 생략하고 필요한 부분은 반드시 집어넣어서 스토리가 탄탄하게 구성되어있습니다.


이 작품의 모든 내용을 꿰뚫고 있는, 어찌보면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역할이라고도 볼 수 있는 유키 중령.

다만 이런 구성에 대해 조금 아쉬운 점도 있긴 합니다. 
대부분 옴니버스물의 경우 각각의 에피소드간의 연계가 거의 없어보이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이 각각의 퍼즐 조각이 하나로 맞물리면서 수미상관의 형태로 마무리를 짓게 됩니다.
그렇지만 이 작품의 경우에는 이런 큰 흐름이 없고, 유키 중령이라는 연결고리를 제외하면 모든 에피소드가 완전히 구분되어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화를 보더라도, '이게... 끝난게 맞나?'싶은 느낌이 들더군요.
원작 소설이 원래 그런 소설이라서 구성을 그대로 따라갔다고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소설은 연재중이기 때문에 마무리가 없는 것이고, 애니메이션에서 마지막정도는 각색을 통해 어느정도 마무리를 지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또 한 등장인물이 2번 이상 등장하는 경우는 미요시정도밖에 없는데다가, 등장인물이 자기 자신을 최대한 숨기려고 하는 스파이라 그런지 캐릭터를 구분할만한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지도 않아서 주연들이 다 거기서 거기라는 느낌도 강했습니다.

작품에 단점이 없는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뚜렷하게, 그것도 추리의 성향을 곁들인 흥미진진한 소재를 통해 전달해주기 때문에, 훌륭한 작품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강력추천


16. 플라잉 위치

드디어 마지막으로 언급하게 될 일상물입니다. (벌써 8번째... 무슨 분기에서 본 작품중에서 절반이 일상계냐...)
이 작품이야말로 쿠마미코가 아니라 이번 분기에서 가장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지금 내 주변에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마녀가 있다면 어떨까? 이런 소재를 가진 치유계 일상물입니다.

분명 마녀를 소재로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만 그런 것치고는 마법의 비중이 적어 보이고 대부분은 주인공 '마코토'가 마녀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여고생으로 느껴집니다. 
그러면 대부분은 '이 작품의 매력을 제대로 못 살리고 있는것 아니냐?'고 생각하고 비판점으로 생각하게 됩니다만, 오히려 이 작품의 작품성이 뛰어남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위에서 제가 마치 주인공이 마녀가 아니여도 상관이 없을 것처럼 이야기를 꺼내놨는데, 그와 다르게 작품의 대부분 에피소드는 '마녀와 함께 하는 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일상'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비일상적인 모습을 다루기 때문에 현실과의 차이에 위화감을 느끼기 마련입니다만, 이 작품에서는 비일상이 자연스럽게 작품속에 녹아들어있기 때문에 시청자는 마치 이것이 평범한 일상인양 받아들이게 되는 것입니다. (작중 인물 또한 마녀에 그닥 놀라지 않는게 한 몫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또한 다르게 이야기하면 마법이라는 소재만으로 작품을 이끌려고 하지 않았다고도 이야기할 수 있겠군요.


이 작품의 얼굴마담(?) 정말 다양하고 풍부한 표정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일상물, 특히나 이런 치유계 일상물은 자칫 잘못하면 굉장히 늘어지는 편입니다만, 
이 작품은 그 템포의 줄다리기를 잘해서 느긋느긋함을 유지하면서도 지루하지는 않도록 20분을 완벽히 소화해냅니다.
그야말로 치유계 일상물로서 흠잡을 곳이 거의 없는 현시대 치유계의 마스터피스, 완벽에 가까운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이것으로 2분기 애니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2016년 1분기에 워낙 대단한 작품이 많았던 탓인지, 분명 시청한 작품은 많은데... 좀 아쉬운 점이 많이 남네요.

글로 안 적고 동영상으로 제작해보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은데,(보는 사람도 편하고 만드는 사람은... 더 힘들구나)
근데 아무래도 저작권문제 때문에(사실 이미 스크린샷 업로드하는 시점에서 저작권을 어기고 있습니다만... 암묵적으로 허용해주는 관례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네요.

이 글 쓰려고 아이디어 짜내기 너무 힘든데, 안 쓰면 다른 일을 못할거같아서... 마치 과제를 끝내려고하는 대학생마냥 일주일간에 걸쳐서 질질 끌었네요.
덕분에 엑스컴2 셴박사의 선물도 못하고 있고, 3분기 애니도 못 보고 있고, 아틀리에도 못하고 있고...

3분기부터는 다시 본업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리뷰할 작품 수가 줄어들 것 같습니다...(만 지금 보고있는거 뽑아보니 10개는 넘네요...)
3분기 애니가 전부 방영되고 나서 초반 감상 소감으로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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