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대로 였으면 4월 1일 밤에 적어야 했어야 하는 글입니다만 그때는 혼란스러워서 쓰질 못했습니다.

러브라이브 스쿨아이돌 프로젝트.

2010년에 시작해서 2016년 4월1일에 막을 내렸습니다.

요코하마 블리츠에서 소규모로 시작한 라이브가, 도쿄돔을 모두 메우고 전세계 에서 보는 대규모 라이브가 될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었을까요.

이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러브라이브를 접하게 되었을까 생각해 봤는데요, 많은 분들이 러브라이브를 애니메이션으로 접하셨을거라 생각됩니다. 저 역시 그랬구요.

처음 러브라이브를 알게된 건 2014년도 3,4월 이었을까요. 페이스북에서 니코니코니 가 유행했을 때 였습니다.
러브라이브라는 애니에 나오는 캐릭터가 한거 라는걸 알고 있었지만, 그게 뭐라고 페이스북에서 유행이되나 ? 하는 마음에 애니를 보았습니다.

그 전까지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는 알고있었지만 제대로 본적은 없었기에 오프닝과 1화에 나오는 3D애니메이션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사실 스토리는 황당합니다. 폐교를 막기위해 스쿨아이돌을 만든다? 현실적으로 보면 스쿨아이돌이 성공해도 학교지원자가 늘어날까 의심스럽습니다만, 애니메이션이니까 넘어가죠.

열씨미 노오오오력 해서 첫 라이브를 준비하는 뮤즈. 저는 3화의 첫 라이브를 보고 뭔가 충격을 받았습니다. 망해가는 학교의 듣보잡 스쿨아이돌의 첫 라이브가 망할거라는 건 예상했습니다. 이걸 극복하는게 주 스토리겠죠.

근데 막상 라이브를 보니, 이건 뭐지?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예상됬던 실패를 극복하는데, 저한테는 그 노래 가사가 너무나도 와닿았습니다. 지금도 3화를 보면 전율이 일 정도 입니다.

지금도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 해보고 있습니다. 그때 의욕없이 남들만 따라갔던 내가, 완패로 부터 시작하는 그녀들에게 무언가를 크게 느꼈지 않았었을까.. 라고 생각되지만 완벽하게 답을 구하는건 무리 같습니다.

그렇게 1, 2기를 모두 보고 당시 한국에 막 런칭한 스쿠페스를 시작하고 뮤즈 노래를 찾아 듣기 시작하고, 일본으로 여행가서 성지순례를 하는 등 제 인생은 러브라이브와 떼놓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방에는 굿즈와 피규어로 도배하고, 항상 러브라이브 노래만 들으며, 스쿠페스를 했고 라이브 영상도 찾아보기 시작하면서 성우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뮤즈에 더 몰입하게 된 건 어떻게 보면 나마뮤즈가 실제로 무모한 프로젝트로 시작해서 애니메이션과 같은 스토리로 흘러갔기 때문이 아닐까요.

제가 정말로 뮤즈를 사랑하는구나 라고 느낀 건 2015년 4월에 있었던 란티스 마츠리 in 서울 때였습니다. 처음에는 소식도 모르다가 지인의 티켓으로 가게 되었는데, 대중 공연이 처음인 저는 표값이 너무 비쌌기 때문에 좀 불만이 있었습니다. 사실 간 이유도 '한국 온다니까 한번 보기나 할까?' 였습니다.

당시 공연 사이에 쉬는시간때 잠깐 화장실을 다녀와서 재입장 하는 도중이었는데, 갑자기 뮤즈가 나오는 겁니다. 순간 이성을 놓아버리고 복도의 사람들을 제치고 전력질주 했습니다.(그 당시 계셨던 분들에게 죄송합니다.)

뮤즈를 처음으로 두눈으로 보게되고 첫곡이 나오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왔습니다. 결국 울면서 6곡 다 따라부르고 콜도 넣느라 힘들었습니다.(다음이 잼프여서 끝나고 나니 넉다운;)

집에 돌아와서 '내가 정말로 무언가를 사랑하고 좋아해서 눈물까지 흘린적이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다음부턴 더욱더 덕질에 매진했습니다.

그 와중에 럽장판이 나오고, 3주차만 빼면 매주 갔습니다. 사실 10주차 까지 갈거랑 생각은 안해서 그때 추석 연휴때 3번을 봤습니다. 처음봤을때 마지막 보쿠히카에서 울컥하더군요. 눈물이 맺혔습니다. 몇번을 봤어도, 마지막 장면에서는 항상 울었습니다.

그렇게 17년에 여행 갈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파이널라이브 발표에 멍했습니다. 사실 당일 까지도 뭔가 반전이 있기를 바랬습니다만..(모두가 그랬을거 같습니다.)

기대 반 불안감 반으로 31일 뷰잉을 갔을때, 정말 재밌게 놀았습니다. 어떠한 공지도 뜨지 않았기에 '내일 뭔가 있겠지..!' 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마지막 곡인 보쿠히카때 약간 눈물이 나왔을뿐.

마지막인 1일 뷰잉. 세트리스트가 같았기에 재미는 반감되었지만, 열심히 놀았습니다. 문제는 앙코르가 끝나가고 뮤즈가 개별 인터뷰를 할때부터 '아 반전은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고 눈물이 나왔습니다. 특히 웃치때.. 하....

그 후에 MOMENT RING과 보쿠히카를 하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보쿠히카 off vocal까지 쭉 따라 불렀습니다. 마지막에 뮤즈가 사라지는데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울거는 예상했지만 라이브가 모두 끝나고 의자에 앉아서 훌쩍일줄 알았지, 그렇게 펑펑 울어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더 슬픈건 뷰잉이 끝나고 극장의 불이 켜지자 자연스럽게 그치는 제 눈물 이었습니다. 벌써 그녀들이 없어진 걸 인정한 제 모습이 더 슬펐습니다.

끝나고 나니 공허하더군요. 정말 아무런 생각도 안들고 어떠한 감정도 들지 않는.
그 후 같이 뷰잉 간 친구와 소주 한잔 했습니다.

술이 들어가니 감정이 솔직해 지더군요. 서로 마음은 비슷했습니다. 뮤즈를 사랑한 마음, 갑자기 끝나는 것에 대한 분노, 내가 왜 2D아이돌 빨면서 쳐울고 이 XX를 하냐는 등의 자기비하 등.

하지만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어찌 되었든, 뮤즈를 사랑하고 응원한 거에 있어서 후회는 없었습니다.

저는 뮤즈를 알게된 1년 반동안 정말로 즐거웠고,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했을지언정 후회는 눈곱만큼도 없습니다.

2일에 지방을 내려갈 일이 있어서 가는 길에 자연스럽게 노래를 틀었습니다. 당연하게도 뮤즈 노래가 나오더군요. 멍했습니다.
가사 하나하나가 어제의 일과 같이 떠오르고.
3시간동안 멍한 상태로 있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앞으로 뮤즈 노래는 못 들을거 같습니다. 스쿠페스도 모멘토링이 흘러나오니 차마 플레이는 못하겠어서 로그인 보상만 받고 껐습니다. 방에 있는 굿즈들도 치워야 할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에미츤이 트위터에 올린 9가지 색깔 18송이 장미입니다.


정말 18명의 뮤즈를 만나서 행복했습니다. 제 20대 초반의 인생은 러브라이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러브라이브는 정말로 인생이었으니까요.
사랑했고 좋아했고 응원했습니다.

안녕 이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전 우리가 언젠가 다시 만날 거라고 믿고 있으니까요.

잘 있어요.
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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