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글은 Football Manager 2014 게임의 연재글입니다. 해당글은 에펨코리아( www.fmkorea.net ) 에서 연재되고 있습니다.



서론(序論)


" 훌륭한 기수가 되기 위해서 말이 될 필요는 없다 " - 아리고 사키


" 이론을 강조하는 지도자는 명장이 되기 어렵다. 명 선수 출신이야 말로 풍부한 경험과 높은 축구 경험으로 인해 진짜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 " - 요한 크루이프


1990년대 밀란의 부흥을 이끈 아리고 사키는 축구선수로서의 경력이 부족합니다. 5부리그 선수수준이였죠.  반대로 이 시절 바르셀로나로 드림팀을 만들어 현재까지의 바르샤 철학을 유지시키게 만든 장본인인 요한 크루이프는 당대 최고의 선수였습니다. 각자 다른 젊은 시절을 보낸 두 감독은 현재 가장 위대한 감독들중 하나로 칭송받고 있죠. 하지만 이 두 감독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미헬스의 축구 철학에 매료를 느껴 그 전술을 계승받아왔단 점입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같은 축구 철학에도 다른 점에 시선을 맞추며 두 감독은 같지만 다른 길로 완벽한 전술을 그리기 시작했는데요.


아리고 사키의 경우는 전방 압박을 통한 빠른 볼의 탈취, 그 이후 이어지는 역습에 초점을 맞추며 전술을 그렸는데 볼의 소유권을 잃었을때 다른 팀은 수비를 하려 빠르게 라인을 내리는 반면, 아리고 사키는 공격수부터 시작되는 전방 압박으로 곧바로 볼을 탈취해 그 지점부터 시작되는 역습으로 득점을 맞추는것에 주력했습니다. 이는 빗장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 축구계에서 혁명으로 다가왔고 AC 밀란의 황금기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합니다. 


반대로 크루이프는 전방 압박을 통해 볼을 탈취하고,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는것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크루이프는 볼을 계속 점유함으로서, 상대에게 공격기회조차 만들어주지 않겠다는 철학을 가진 감독이였습니다. 철저하게 경기를 지배하고 점유율을 유지시키는 스타일이였죠. 그리고 이렇게 지배하기 위해선 삼각형으로 선수배치를 하여 지속적인 패스루트를 만들어내는데 힘을 기울였고, 이러한 삼각형의 끝에는 득점이 있다고 이야기해왔죠. 그 역시 바르셀로나에서 드림팀을 이끌며 황금기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합니다.


그렇다면 나는 누가 될것인가? 크루이프가 될것인가, 아리고 사키가 될것인가? 이 결정에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현대에 와서도 크루이프의 의지를 이어받은 펩 과르디올라, 그리고 사키니즘을 토대로 역습축구를 구사한 조세 무리뉴 역시 다른 스타일의 두 감독의 전술을 이어받아 '엘 클라시코' 의 감독으로 만나 대적하였고 챔스에서도 자주 충돌하며 전술론자의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 신기하게도 천재선수 크루이프의 철학을 이어받은건 천재선수 과르디올라였고, 무명선수 사키의 철학을 이어받은건 무명선수인 무리뉴였습니다. )


그리고 독일축구가 2013년 데어 클라시커가 챔스 결승전이 되면서 주목받게 되고, 펩 과르디올라가 2013-14시즌 뮌헨의 사령탑에 부임되면서 펩 과르디올라는 본인이 배운 크루이프의 축구 철학을 훌륭하게 바이에른 뮌헨에 도입시켰고, 본래 사키니즘의 영향을 많이 받은 클롭은 게겐프레싱이란 용어를 널리 알릴 할정도로 훌륭한 역습을 구사하는 팀이였기에 두 팀의 대결 역시 전술론자들의 갑을논박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럼 전 과연 어느 루트를 선택할것이냐. 이런 고민에 빠졌습니다. 크루이프 - 펩 과르디올라 로 이어져 내려오는 토탈사커를 계승할것이냐. 아니면 아리고 사키 - 조세 무리뉴 로 이어져 내려오는 사키니즘을 계승할것이냐. 


결국 선택한것은 바로 요한 크루이프의 " 토탈사커 " 입니다. 압도적인 점유율과 기회를 주지 않는 지배적인 축구. 그리고 트라이앵글 구축을 통한 찬스메이킹! 그렇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왜냐하면 전 개빠이지만 전술적으로서 완성형을 추구하고 있는 과르디올라의 광팬이기도 하니까요. 


또한 FM2014 내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전술이란 부분에서 또 끌렸습니다. 사실 사키니즘 역시 구현하긴 어렵지만, 어느정도의 플레이를 짜낼 수 있고, 성적도 잘 나오게 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사키니즘의 대한 전술을 연구, 토대해서 자작전술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물론 아리고 사키의 4-4-2 가 아닌 조세 무리뉴 4-3-3 방식이였지만요. 하지만 토탈사커는 유난히 구현하기도 어렵고.. 성적도 잘 안나와서.. 해보게되었어요.



팀 선택


" 내가 원하는 축구가 단 5분만이라도 그라운드에서 실현되는 것을 보고 싶다. " - 아르센 벵거


잉글랜드내 내에서도 저명한 클럽중 하나인 아스날 FC 는 아르센 벵거의 축구 철학에 젖어있는 클럽중 하나입니다. 아르센 벵거는 ' 벵거 볼 ' 이라는 전술철학을 가지고 있는데요. 여러분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 볼보다 빠른 선수는 없다. " 의 철학을 가장 잘 사용했던 감독중 하나입니다. 


본래 아리고 사키는 4-4-2 를 겁나게 좋아하는 감독이였습니다. 상대의 볼을 탈취하려고 압박하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선수들이 한곳으로 집중되버리면, 집중되지 않은곳으로 공간이 나와 롱패스를 통해 순식간에 역습을 당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막아내기 위해선, 어느 지역에든 선수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4-4-2 가 그것을 실현시켜주는 전술의 열쇠였습니다. 



(선수들에게 부여된 롤은 무시해주십시요.)


바로 이렇게 공간을 철저하게 분배하여 각자 위치된 공간을 고수해 압박을 한다면 된다고 판단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했습니다. 공간을 배분하여 볼을 가지고 있는 상대에게 주변 선수들이 달려들게 했는데 동시의 2명 이상이 압박을 해 공을 탈취하려면, 공간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중요해서 off the ball 상태에서 많이 움직여야 했습니다. 


그리고 볼을 탈취한다면 풀백 라인이 사이드 미드필더 위치로, 사이드 미드필더들은 공격쪽으로 침투해 2-4-4의 형태를 유지하며 공격을 전개했습니다. 또한 사이드 체인지는 물론 선수들의 롤이 자주 변경되기도 했죠. 스트라이커가 미드필더로 내려온다던가, 풀백과 윙어의 위치를 체인지 한다던가 하면서 자유로운 공격을 펼쳤습니다. 


벵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벵거는 이런 말을 했죠. " 4-4-2 포메이션은 어느 상황에서도 가장 이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포메이션이라 생각한다. " 벵거 역시 4-4-2를 추구했고 벵거볼로 발전시키기까지 이릅니다. 벵거볼이란 4-4-2 가 중원 미드필더 싸움에서 밀리는 전술에 약한점을 보완하기 위해, 측면 미드필더를 중앙으로 시프트시키고, 공격수 한명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이용해 패스&무브를 통해 공격전개를 시켰습니다.


다만 이 전술은 뛰어난 미드필더의 능력을 요하는데, 과거에는 질베루트 실바와 비에이라가, 그리고 그 이후에는 세스갱이라 불리는 4명의 뛰어난 미드필더들이(특히 파브레가스와 플라미니) 필요했는데요. 그들이 떠나면서 더이상 이 전술을 구현시키기 어렵게 되자 4-2-3-1 로 전술적인 변화를 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찌되었던 벵거는 아리고 사키와 상당히 비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고, 제가 추구하던 토탈사커와는 전혀 다른 방향을 추구하는 팀입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상당히 흥미로운 플레이를 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 선수들에 맞춰 전술을 짜는것이지, 전술에 선수들을 대입시키는게 아니다. " 라고 이야기하지만 펩 과르디올라 역시 유프 하인케스가 만들어놓은 팀을 전체적으로 개편하고, 또 다른 새로운 팀을 만든 점을 생각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어휴.. 서론이 길었네요. 그럼 담배좀 피고 다시 자료 정리하면서 다음 글 써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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