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려라! 유포니엄은 명작임에 분명합니다. 그러니까 그 명작의 총집편인 극장판 역시 명작임이 분명할 것입니다.

...라는 생각으로 기다려왔습니다.

바로 극장판 울려라! 유포니엄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국내개봉과 비슷한 시기에 일본에서 BD가 발매되었기에 BD를 통해서 감상하였습니다.


일단 TVA가 총 260분이 넘는 분량인데 반해 극장판은 100여분이라는 시간적인 제약이 있으므로, TVA에서 빛났던 많은 서브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잘려나갔습니다. 단적인 예로, 쿠미코의 언니는 존재가 부정당한 것은 아닌지 걱정될 정도로 전혀 언급이 없으며 아오이의 탈퇴소동 역시 아무런 이야기가 없습니다. 나츠키 역시 '착한 동아리 선배 1' 정도로 언급되지요. 

대신 오로지 쿠미코와 레이나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요. TVA에서 쿠미코가 레이나와 다시 이야기하고 친해지기 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었으나, 극장판에서는 그 과정에 대한 묘사가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같은 중학교에서 같은 부활동을 했으니, 아무리 말실수를 했다지만 대화정도는 할수있는거 아니냐 라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렇다고 극장판이 TVA를 가져다가 잘라 붙이기만 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사실 극장판과 TVA의 가장 큰 차이점은 스토리가 아니라 바로 '더빙'입니다. 쿠미코와 레이나같은 경우, 거의 모든 장면을 새로 녹음해서 어떤 장면은 그 느낌이 TVA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연기톤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지요. 

첫 장면부터 그 차이가 확실하게 다가옵니다. 중학교 취주악콩쿨 시상식에서의 쿠미코는 레이나가 주장하는 '성격 나쁨'을 더욱 잘 반영한(?) 연기를 선보입니다. 또, 극장판에서 쿠미코와 레이나가 바로 말을 트게되는 연출 때문인지, 극장판에서는 중반부에 이르러서도 쿠미코가 여전히 레이나를 '어려워하는'듯한 목소리입니다. TVA에서 둘 사이에 있었던 많은 일들이 잘려나간 것을 염두에 둔 연기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외에도 주요 하이라이트 대사인 "더 잘하고 싶어!"라던가 "분해! 죽을만큼 분해!"도 새로운 감성으로 다시 녹음되었습니다. TVA를 이미 보았기에 극장판의 그 장면에서 소름돋을 것을 미리 예상하고 보더라도 여전히 소름돋을 만큼 새롭습니다.

대부분의 추가씬은 연주장면에 할애되었습니다. 특히 선페스에서의 행진과 마지막 취주악 콩쿨에서의 연주가 그러합니다. 다만 '초승달의 춤'에서 트럼펫 솔로 바로 다음에 있는 오보에 솔로는 여전히 "릿카 고교, 이동합니다!"에 의해 짤렸습니다. 이 부분의 오보에는 2기의 메인 캐릭터가 될, 그리고 키타우지 취주악부의 유일한 오보에 주자인 요로이즈카 미조레가 연주하는 장면일텐데, 왜 연주씬을 추가하지 않은건지 매우 아쉽습니다.


BD구성은 본편 디스크 외에 기념사진 팩과 소책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소책자에는 사용된 배경음악에 대한 정보와, 모든 취주악부 부원들의 정보가 담겨있습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콩쿨멤버인 쿠미코 대신 나츠키가 유포니엄 파트의 세컨드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쿠미코가 퍼스트인것도 아니고요. 의도된 설정일지 궁금합니다.

기념사진 팩에는 (말 그대로)취주악 콩쿨 시상을 기념하는 사진 22장이 들어있습니다. 기념사진팩 답게 맘에 드는 사진 하나를 골라서 커버에 끼울수도 있습니다(...)


블루레이에서 흥미로운 점은 DTS 헤드폰 X를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평범한 2채널 헤드폰에서 다채널 서라운드 음향을 구현하는 것인데요. 이런게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 기술을 처음 접하는게 극장판 유포니엄을 통해서일 줄은 전혀 예상도 못했습니다. 신기하네요.


이제 남은 것은 10월에 방영될 2기를 기다리는 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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