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콘서트는 예술의전당의 주요기획공연이다. 일부 쉬는 경우를 제외하면 매월 셋째주 토요일 오전 11시에 시작한다. 예술의전당 기획공연이니만큼 티켓가격도 높지않으며 할인기회도 다양하고 그 할인률도 높다. 

이 토요콘서트의 가장 큰 특징은 해설음악회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해설음악회는 성인이 아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데, 사실 이 토요콘서트의 기원도 김대진의 청소년을 위한 해설음악회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토요콘서트의 타겟 관객은 성인이다. 이 음악회의 초기 캐치프레이즈가 바로 언제까지 음악을 오디오로만 들으시겠습니까?였다. 즉 클래식음악은 즐겨듣지만 공연장을 찾지 않는 사람들을 공연장에 찾아오게 만들기 위한 기획인 것이다. 이 음악회가 토요일 오전 11시라는 음악회 치고는 일반적이지 않은 시간에 열리는 것도 사실 일반적인 직장인의 생활패턴을 고려한 것이다. 그러니까 이 음악회의 해설이 마치 아이들을 대하는 것 처럼 "유치"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덧붙이자면 청소년 음악회의 해설도 절대 유치하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어른들을 위한 해설이라서 뭐 복잡한 음악이론만을 나열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김대진 해설의 주제는 "이 음악은 왜 대단한가"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그 대단함의 바탕에 음악이론이 깔려 있으면 아이패드와 프로젝터 스크린까지 대동해가면서 그 이론을 설명해 준다. 반대로 두 말할 필요도 없이 대단한 곡이라면 정말로 두 말할 필요가 없다는 말만 하고 연주에 들어가기도 한다. 이 분위기는 대학교의 부담없는 교양강좌 정도를 생각하면 딱 맞을듯 하다. 게다가 김대진이 교수니까 말이다.


토요콘서트의 기획 성격상 당연하게도 이 음악회의 프로그램은 대중성을 지향한다. 김대진이 이 음악회의 해설겸 지휘자로 선택된 것도 그가 평소에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는 점에 기인했을 것이다. 그의 프로그램 선곡은 꽤 독특하다. 일반적인 해설음악회가 유명한 곡의 일부 악장만을 연주해주고, 애호가들이 찾는 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는 매니악한 곡 위주의 연주인데 반해 그는 두 극단의 사이에서 아주 절묘하게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클래식에 문외한이라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선곡이면서 이미 클래식에 어느정도 파고든 사람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러 갈 수 있을 만하다는 것이다. 만약 클래식 음악을 실황으로 듣고싶지만 유명 악단의 정기연주회는 다가가기 부담스럽다면, 클래식 애호가가 클래식을 한 번 접해보려고 하는 친구와 함께 음악을 듣고자 한다면, 이 토요콘서트만큼 적절한 음악회도 없을 것이다. 또한 클래식의 대중화가 음악계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므로 토요콘서트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은 아주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대진이 이 음악회를 통해 클래식의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과 동시에 한 가지 더 목표로 두고 있는 것은 바로 젊은 음악가의 육성이다. 토요콘서트에 굳이 프로 악단을 초청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발족해서 젊은 학생위주의 악단을 만든 것도, 협주곡에서 솔로주자 자리에 신인을 불러오는 것도 그러한 목표를 위한 것이다. 김대진이 직접 자신의 입으로 이 음악회에서 신인을 소개하는 것이 교육자로서의 큰 기쁨이라고 말했을 만큼 그의 인재 육성에 대한 신념은 대단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발전해 나가는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실력을 보면 그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김대진 본인도 이 음악회에서 지휘를 하면서 배우는 바가 있다고 하니, 젊은 음악인과 함께 연주 하는 것이 교육자 입장인 그에게도 분명 긍정적인 자극이 될 것이다. 


이쯤이면 눈치를 챘겠지만 이 음악회에서 김대진이라는 사람의 존재는 아주 중요하다. 어쩌면 예술의전당 토요콘서트가 아니라 김대진의 토요콘서트라고 불러도 될만한 음악회가 아닐까 싶다. 아마 이 토요콘서트를 찾는 관객의 상당수는 김대진의 팬이기에 이 음악회에 관심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에게도 마찬가지로 이 음악회의 존재는 아주 중요할 것이다. 그가 음악가로서 클래식 음악을 널리 보급하고자 하는 목표와, 교육자로서 인재를 육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이 토요콘서트는 그에게 아주 소중한 무대일 것이다.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어서인지 그가 이 음악회를 각별히 생각하고 있음은 해설중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가 무대위에 올라와서 해설을 시작하는 말은 언제나 똑같다. "토요콘서트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관객들과 만나는 시간입니다."

음악을 듣는 관객의 만족도도 높고 그 음악을 연주하는 음악가에게도 큰 기회가 되며 음악계 전체의 발전에도 기여하는 토요콘서트는, 그야말로 대단한 음악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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