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오케스트라페스티벌은 대구시민회관의 재개장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된 연주회이니 우선 이 대구시민회관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대구시민회관은 삼년간의 단장을 통해 클래식 전용홀로 재탄생했다. 클래식 전용홀답게 그랜드 콘서트홀은 수준높은 음향수준을 들려주었다. 이 홀의 음향적 특징이라면 음이 굉장히 풍부하게 머무른다는 점이다. 다만 이때문인지 이번 공연처럼 대편성 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오를 경우 높은 음량을 낼 때 소리나 지나치게 포화된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 나무바닥이 특정 저역대에서 공진을 일으키는 듯 했다. 이 공진은 나중에 지적을 받아서 개선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아주 수준높은 홀이라고 할 수 있다. 인테리어도 꽤 독특한데, 로비에서부터 홀 내부에 이르기까지 흰색 빛을 모티브로 하는 장식조명을 사용했다. 또 흔히 무대 바로 위 천장에 위치하는 확산판이 없고, 대신 합창석 뒤쪽 벽에 객석을 향해 거대한 반사판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 화려한 확산판이 대구시민회관 콘서트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을듯 하다.



도쿄필의 공연도 훌륭한 대구시민회관의 재개관을 축하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1부의 강승민 첼리스트와 함께한 협주곡도 아주 탁월했고, 2부의 드보르작 교향곡 9번의 연주에서도 자신들의 실력을 유감없이 나타냈다. 강승민 첼리스트는 특이하게도 맨발로 무대에 나와 연주를 했다. 그만큼 혼신을 다한 연주였을 것인데 그것은 첼로 소리를 통해 바로 소리로 알 수 있었다. 한음 한음 짚어가는 정렬적인 솔로도 솔로지만, 그러면서도 오케스트라와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는 모습은 아주 듣기 좋았다. 도쿄필의 연주는 칼같은 현, 수수한 목관, 부드러운 금관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정확한 앙상블을 이뤄내고 있음은 물론이다. 현의 일사분란한 보잉은 넋을 잃을 정도로 정확했다. 또한 부드러우면서도 안정적인 금관의 소리도 아주 탁월했다. 오노 카즈시의 지휘도 강약의 빠른 전환을 통해 신세계 교향곡의 매력을 한껏 강조했다. 이정도 소리가 순수 내국인만으로 만들어지는 일본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일본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은 가까운 지리적 위치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드문 편인데, 클래식 애호가로서 앞으로 교류가 활발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아시아오케트라페스티벌은 국내 6개 악단을 포함해서 중국, 대만, 일본의 3개 오케스트라가 참가하는 정말 거대한 규모의 축제다. 이렇게 정규 교향악 오케스트라가 참가하는 축제로서는 아마 국내 최초로 기획되는 공연이 아닐까 싶다. 재개관 기념 공연에 이만큼 크게 판을 벌인만큼 앞으로도 아시아권 오케스트라와의 교류를 위해 대구시민회관이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기획공연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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