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7인의 원톱 경쟁 백서.

2013.11.10


최근 한준이 스페인 대표 7인의 원톱 경쟁 백서라는 칼럼을 작성했다. 디에구 코스타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브라질 국가대표를 포기하고, 스페인 국가대표로 들어가며 원톱의 경쟁이 가열되었기 때문이다. 코스타의 국가대표 선택으로 부진했던 토레스, 비야 등의 스트라이커들이 부활의 신호탄을 올리며 스페인의 원톱은 다시 재경쟁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가 걱정해야 할것은, 머나먼 유럽땅에 있는 스페인의 원톱이 아니다. 항상 스페인의 원톱의 무게감에 대해 이야기해왔지만, 그들의 최하옵션도, 우리 한국에겐 최고의 옵션이 될정도로 기량이 출중하다. 그들의 원톱걱정은 어찌보면 말도 안되는 걱정인 셈이다. 문제는 우리나라다. 매년 우리나라는 02년 안정환, 06년 조재진과 이동국 등 월드컵에서 출중한 기량의 스트라이커를 기용할 수 있었으나 이번 월드컵은 그렇지 않다.


아직도 한국의 원톱은 결정나지 않았고, 그 윤곽조차 크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원 스피릿(One Spirit), 원골(One Goal)을 강조하며 탄탄한 수비력과 단 한개의 골로 승부를 결정짓는 축구로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내려는 한국은 One Goal 을 넣어줄 스트라이커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한국의 원톱 스트라이커 후보에는 누가 있을까.


꾸준한 출전을 하지 않으면 뽑지 않겠다는 홍명보의 원칙, 그리고 홍명보가 좋아하는 선수들을 고려하여 대표 7인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박주영

1985년생, 28세, 아스날 FC(잉글랜드)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으로 잘 알려진 선수다. 아스날로 이적하기 전까지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으며, 미래의 주전 원톱으로 성장할것이란 기대를 받았지만, 아스날로 이적한 이후 출전 기회가 없어지면서 선수로서의 위기에 직면해있다. 지난 시즌 셀타 비고로 이적하였으나 저조한 기록으로 선수로서의 감각과 실력이 많이 떨어져있다는 평이다. 이러한 박주영의 상황이 한국 원톱의 부재를 낳기도 했다. 


아직 박주영은 위기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홍명보가 가장 아끼는 애제자로서, 런던 올림픽 당시 군면제 논란에 있었던 박주영 대신 군대를 간다고 발언하며 자신의 제자를 아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더불어 박주영도 이번 겨울시장에서도 주전경쟁이 어둡다면 임대등을 통해 많은 출전을 보장받으려 노력할것이라고 뉘앙스를 풍겼으며, 홍명보도 박주영에게 임대를 권유했다. 


이렇게 홍명보가 아끼고 관리하는 만큼, 주전 기회를 얻게 된다면 가장 유력한 원톱 후보로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홍명보호는 사실 박주영의 원톱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주영의 포스트 플레이를 통한 좋은 연계, 2선으로 내려가는 활동량. 특히나 순간적으로 오프사이드를 허무는 감각적인 침투는 가히 한국 최강이라 부를 수 있다. 


문제는 감각이다. 2년동안 셀타 비고 임대를 제외한다면, 실전경기를 뛰지 못했다. 더불어 군 면제 논란이나 하이재킹 등 국내에서 이미지가 좋지 않은 박주영의 차출이 대표팀을 흔들리게 할 수도 있단 점 역시 단점으로 작용한다.



이동국

1979년, 34세, 전북 현대 모터스(한국)


1998년 월드컵에서 강렬한 중거리포로 등장한 이동국은 브라질 월드컵 본선 견인까지 무려 15년동안 국가대표를 위해 뛴 헌신적인 선수로 유명하다. 이제 노쇠하면서 기량이 떨어진다는 점에서는 많은 이들이 동감하는 부분이지만, 여전히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전북의 상위권을 이끌었다. 하지만 홍명보가 이동국을 국가대표로서 전혀 고려하지 않다는 점에서는 이동국에게 악재가 될 수 있다.


이동국은 서서히 선수로서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홍명보의 원칙에 딱 들어맞는 선수이기도 한데, 리그에서 꾸준히 출전하고 있으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기에, 원칙을 고수하는 홍명보가 최종옵션으로 고려해봤을법 하다. 장기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될것으로 우려했으나, 다행히 최근 울산전과의 경기에 출전해 골을 기록할뻔 하기도 했다. 오심으로 무효가 되긴 했지만.


이동국의 장점은 뛰어난 연계력이다. 직접 골을 해결짓는 능력도 뛰어나지만, 최강희호에서 보여준 포스트 플레이와 연계력, 그리고 공간 창출 능력은 알아줄만하다.  무엇보다 A매치 99경기 출전, 30골이라는 기록으로 현재 원톱 후보중 가장 출중한 A매치 기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동국 본인으로서도 본선에서 주전 스트라이커로 영광을 누려본적이 없기에, 마지막 월드컵을 위해 헌신할 자세가 되어있을것이다.



김신욱

1988년생, 25세, 울산 현대 축구단(한국)


현재 K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며, 울산의 리그 1위를 견인하고 있는 김신욱. 최강희 호에서 뻥축구의 중심이 되면서 전봇대라는 별명까지 붙으며 수많은 욕을 얻어먹은 선수다. 그 당시만 해도 국내용이라는 비난이 어마어마했으나, 본인이 부족한 점을 빨리 깨닫고 꾸준히 훈련하고 노력한 결과, 자신의 단점인 발속도를 어느정도 극복해냈고, 활동량을 넓히며 연계력까지 업그레이드시켰으며, 기존에도 탁월했던 발재간을 더욱 돋보이게 하며 홍명보호에 승선하는데 성공했다.


역시 홍명보호의 원칙에 걸맞는 선수인데다가, 울산에서도 순도 높은 골을 자랑하며 홍명보호의 부재인 One Goal 을 넣어줄 스트라이커의 대안책으로서 떠오르고 있다. 울산의 철퇴축구와 비슷한 이념을 가졌기 때문에 본인의 적응도 수월할것이라 생각된다. 더불어 기존보다 활동량을 폭넓게 넓히며 중원까지 내려와 볼배급을 하며 연계력이 더욱 업그레이드 되었기에, 홍명보호의 원톱으로서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하고싶다. 


문제점은 김신욱이라는 선수의 전술적 단순함이다. 기본적으로 발재간이 뛰어나고 속도도 갖추는데 성공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여전히 김신욱에게 머리로만 공을 보내주려한다면 의미가 없다. 다른 선수들도 빨리 김신욱을 파악하고,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할 수만 있다면 좋은 대안책이 될 수 있다.



손흥민

1992년생, 21세, 바이엘 04 레버쿠젠(독일)


해트트릭 손! Kia~~ 국뽕에 취한다!! ...아니 아무튼 현재 한국 최고의 재능으로 차붐의 후예라 불리는 손흥민은 국대에서도 이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 위치는 바로 측면 공격수인데, 그 이유는 홍명보호가 원하는 원톱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주영처럼 포스트 플레이에 능하며 넓은 활동량으로 공을 배급해 연계시켜줄 공격수를 원하는 홍명보의 원톱체제에 손흥민이 적합하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더불어 손흥민의 폭발적인 골 결정력을 살리기 위해서도 원톱보다 측면으로 내놓은것이라 생각한다.


올해 레버쿠젠으로 이적해 클럽에서 공격 삼각편대로 활동하며, 가장 부진하단 평을 받고 있지만 함부르크전에서 3골 1도움으로 한국인 최초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손흥민의 원톱 체제의 가장 큰 장점은 포지션 경쟁의 최소화다. 무슨 이야기인고하니, 포지션 위치가 겹치는 구자철과 김보경을 공존하게 할 수 있단 이야기다. 현재 손흥민이 왼쪽 측면, 이청용이 오른쪽 측면을 뛰게 된다면 하나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두고 두 선수가 경쟁해야만 한다. 하지만 손흥민이 올라간다면 그 점이 해결되기에 한국 최고의 재능을 가진 선수들을 전부 뛰게 할 수 있다.


단점은 연계력과 제공권, 그리고 원톱으로서의 부담감정도가 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선수를 중요시하는 홍명보이기에 손흥민은 기본적인 전제조건에서 밀린다. 더불어 소속팀에서도 불안한 활약감을 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국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하지 못한다면 선수에게 지나친 부담감을 안게할 수 있다. 홍명보도 그 점을 충분히 고려해 원톱으로 사용할지 고심할것이다.



지동원

1991년생, 22세, 선더랜드 AFC(잉글랜드)


선더랜드에서 뛰고 있는 지동원은 홍명보가 가장 많이 실험해본 원톱 옵션중 하나다. 준수한 제공권 능력과 연계력. 분데스리가 후반기에 보여준 골 결정력 등을 고려해 계속 실험해봤으나 여태까지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게 사실이다. 클럽에서도 주전경쟁에서 밀리며, 서서히 벤치로 밀려나고 있기에 본인 스스로 그 능력을 입증해야만 한다.


사실 지동원 본인이 자신의 스타일을 잘 찾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제공권도, 발재간도, 공간발견과 창출 능력도 준수하지만, 어느 하나 뛰어나지 못하다. 약팀을 상대로는 즐라탄과도 같은 다재다능한 선수지만, 강팀을 상대로는 이도저도 아닌 선수로 보일 수 있기에,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 점을 클럽 감독에게 어필하는게 중요하다. 그렇게해서 홍명보의 원칙을 위해서라도 출전해야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의 지동원에게서 미래는 그리 밝아보이지 않다.


어찌되었건, 홍명보가 박주영을 뽑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다시 한번 실험해볼 지동원의 원톱이기에 예의주시해야한다. 홍명보가 런던올림픽 멤버들을 중용하는 상황이기에, 지동원의 실력만 돌아온다면 월드컵에서 뛸 영광을 누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동섭

1989년생, 24세, 성남 일화 천마(한국)


런던올림픽때부터 홍명보의 아이들로서 유명했던 김동섭이다. 특히나 이번시즌 7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13골을 기록하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쳤다. 국대에서도 초기에 승선되는 등 희망을 보인 김동섭이지만, 올림픽 때와 달리 좋은 모습을 계속 보이지 못했다. 호주전만큼의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한 김동섭은 결국, 국대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조급함만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김동섭의 장점은 큰 키와 스피드, 그리고 뛰어난 연계력을 들 수 있다. 홍명보호가 가장 원하는 유형의 선수이며, 원칙에서도 맞는다. 소속팀에서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다만 문제점은 조급함이다. 최근 들어 홍명보호에 승선하지 못하고, 김신욱이 스피드 면을 해결했다는 점에서도 김동섭은 매우 초조해졌나보다.


김동섭은 하위 스플릿으로 내려간 이후, 단 2골밖에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고, 본인에게 있어서도 2개월 연속 공격포인트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불필요한 반칙으로 공격의 흐름을 끊는 등 조급함만 앞서고 있다. 김동섭은 좀 더 침착하게 자신의 강점을 서서히 살려나가야 한다.


런던올림픽의 주역, 홍명보의 아이들이니만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로서 원톱 경쟁에서 멀어져가고 있는 안타까운 선수다.



이근호

1985년생, 28세, 상주 상무 피닉스(한국)


한국의 메시. 대한민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매년 지대한 공을 세웠던 이근호다. 무엇보다 최근 국대에 승선해 미친듯한 능력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놀라운 공간창출과 활동량은 홍명보의 맘에 쏙 들었을 법하며, 새로 떠오르는 원톱의 별이 될 수 있다. 한때 유럽 진출에 실패하며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현재 마음을 다잡고 뒤는 그의 실력은 한국에 꼭 필요한 인재다.


이근호는 원톱으로서 국대에서는 엄청난 활동량으로 그라운드의 개처럼 뛰어다닌다. 중앙, 측면, 최전방을 수없이 오고가며 공을 배급하고 공간을 창출하며 연계하는데 주력한다. 문제는 득점력인데 K리그 첼린지에서 좋은 득점력을 보이고 있지만, 국가대표에선 최근 경기에서는 과거와 달리 좋은 득점 기횔 아쉽게 놓치는 등 부족한 면을 보였다. 


하지만 현재 이근호의 모습은 분명 인상적이고, 그가 들어올때마다 한국 공격진의 공격전개 레벨이 달라진다는 점을 우리는 꾸준히 봐왔기에, 충분히 원톱으로서 브라질까지 꾸준히 주전경쟁을 할것이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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