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통역사,

월드컵 조추첨의 또다른 해프닝

2013.12.08


이번 월드컵 조 추첨을 SBS에서 본 사람들이라면 한국의 H조 말고도 하나 더 이야기거리가 있을것이다. 바로 귀엽기 짝이 없는 SBS 의 통역사 이야기다. 무뚝뚝하고 앳된 목소리로 힘든 동시통역을 해낸 통역사는 현재 인터넷에 떠오르는 뜨거운 핫이슈중에 하나다. 나도 그 논란에 대해서 소개하고 이야기좀 해볼까 한다.


먼저, 논란의 이유는 다음과 같다. SBS 같은 큰 지상파 방송에서 프로가 아닌, 학부생을 데려다가 동시통역을 시킨다는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동시통역에서 몇몇의 실수를 저지른것이 영 맘에 안든다는 것인데, 사실 내 입장에서 이런 논란 자체가 상당히 웃기다. 그리고 이러한 비난의 대상이 SBS 가 아니라, 통역을 맡은 학부생 이슬기 양한테 돌아간다는것도 어이가 없다.


비난의 화살이 잘못되었고, 애당초 비난하기에도 애매하다. 그에 대해서 나는 아주 얇은 지식으로 이야기해보자 한다.




SBS 통역사가 저지른 귀여운 실수들


먼저 이번 SBS 통역사가 저지른 대표적인 세가지의 귀여운 실수를 이야기하고자한다. 이 실수에 대해서 혹독하게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 기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을 우리가 동경하고, 배우려는것이다. 게다가 이번 통역사는 그냥 학부생일 뿐이였다. 그런 그녀에게 너무나도 혹독한 비난을 내리는건 너무하다. 어찌되었건 이야기해보자.


1. 축구공 호나우도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전설, 호나우도를 소개할때 축구공 호나우도라고 소개하며 모든이들에게 웃음을 안겨주었다. 아마 이 실수는 호나우도의 별명인 페노메노때문에 생긴 일같다. 일반인이라면 잘 모르는 이 별명은 괴물이라는 뜻인데, 아무래도 공인구를 설명하는 때에 나온 호나우도이기에 공인구 이름인줄 알고 부른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2. 지네딘 자..지단


프랑스의 영웅으로 유명한 지단은 이번 월드컵 조추첨에 참가했다. 그리고 이 통역사는 지네딘 지단을 소개할때, 순간의 실수로 지네딘 자..지단 으로 소개하는 실수를 보이며 웃음을 선사했다. 이게 참.. 이어부르면.. 묘한 단어가 되서 이 실수가 더욱 부각된게 아닌가 싶다. 


3. 안녕 풀레코


이 부분은 실수가 아니라, 박문성 등 아나운서들까지 웃음에 빠트렸던 귀여운 해석이다. 페르난도 리마가 마스코트인 풀레코를 소개하며, 애드리브로 안녕 풀레코! 라고 이야기한것을 그대로 직역하자 배성재는 " 우리 통역사가 참 귀엽죠? " 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 외에도 음 이탈 및 축구왕 펠레등의 귀여운 실수를 했다.




통역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잘못되었다.


이번 SBS 통역에 대해서 말들이 많다. 귀여운 실수였기에 보기 좋았다 라는 쪽도 있는반면 분명히 듣기 불편했다는 평도 있었다. 심지어는 그러한 통역이 맘에 들지 않아 통역사의 신상정보를 캐내고, 이슬기 양의 페이스북에 들어가 여러 덧글까지 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게 진정으로 옳은 행동인가? 어째서 비난의 화살이 그녀에게 간건지 나는 결코 이해할수가 없다. 


그녀는 갑자기 불려온 학부생이였다.


우리나라에는 포르투갈어를 동시에 통역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대학 학과도 단 2개밖에 없고, 상당히 마이너한 부분이다. 현재 방송사에서 부를 수 있는 사람중 포르투갈어 동시통역이 가능한 사람은 한명밖에 없다. 그러나 그 사람은 KBS 에서 섭외를 하게 되었고, 나머지 SBS와 MBC 는 위기에 처했다. 실제로 KBS 에서 조 추첨을 본 사람은 조 추첨 통역에 대해 전부 만족해했다. 


SBS 와 MBC 는 급하게 사람을 모집해 동시통역을 시켰지만 결국 이러한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MBC 에서도 SBS 통역사에 묻혀 큰 이슈가 되지 못했지만, 어느정도의 논란이 있었고 SBS 는 가장 큰 이슈가 되어있다. 제대로 동시통역이 불가능한 환경에서 일개 학부생이 이정도를 해냈다는것은 사실 놀라운 일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녀를 그렇게 혹독하게 비난해야만 했을까?


결국 통역사는 울면서 그 자리를 뛰쳐나갔다.


나중에 배성재 아나운서가 그 귀여운 통역사를 보러 갔을때, 그녀는 울면서 그 자리를 뛰쳐나갔다고 했다. 사실 본인의 입장에서도 얼마나 창피하고 힘들었겠는가. 일개 학교 방송이나 지역 방송 수준을 넘어, 전 국민이 보는 TV 채널에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본인에게도 힘든 시간이였을것이다. 게다가 인터넷에서도 그녀의 이야기가 떠돌고 있고, 몇몇 사람들은 혹평을 하고 있으니 일반인으로서 너무나도 큰 무게를 짊어져야만 했다.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그녀의 신상정보를 털어 페이스북에 들어가 그녀에게 덧글을 남기고 사진을 무단으로 가져오는등의 행동을 취했다. 결국 그녀는 페이스북을 탈퇴까지 해야만 했다. 이 얼마나 파렴치한 짓일까. SNS 를 이용하여 남에게 그렇게 피해를 주고만 싶었을까? 당최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이다. 단순한 비난으로 끝나지 않은 그러한 행동에 심히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개인의 인생을 망치고 있을 뿐이였다. 도대체 그러한 행동을 해서 얻는게 무엇이란말인가.


하나의 해프닝으로 웃고 넘기면 얼마나 좋을까.


어찌보면 이것도 이번 월드컵 조추첨에서 나온 하나의 해프닝이다. 그러한 해프닝으로 졸린 시간대에 열린 조추첨을 웃고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실제로 인터넷에도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아마추어로서 할 수 있는 귀여운 실수에 웃고 즐길 수 있었던것이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그게 아니였나보다. 그녀에게 혹독한 비난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은 자제해야한다.


우리나라의 현재 실정을 바로 알고, 또한 개인을 지켜줘야한다. 그녀는 전문 방송인이나 통역인이 아니다. 그저 일반 학부생일 뿐이다. 그런데 우리의 이러한 비난이 옳다고 보는가? 사람은 실수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한번의 실수로 그녀의 인생을 망쳐놓는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이다. 우리는 그저 하나의 해프닝으로 웃고 넘어갔으면 한다. 얼마나 재미있었는가. 


난 이번 조 추첨이 즐거웠다. 그녀의 그러한 귀여운 실수에 졸린 잠도 깨고 조 추첨을 볼 수 있었다. 부디 그녀에 대한 비난이 없어졌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귀여웠던 그 통역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싶다. 이런 하나의 해프닝을 만들어주어서 고맙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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