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박주호를 좌절시킬것인가?

2014.02.09


아스날과 리버풀경기로 떠들썩 할만하다. 리그 선두인 아스날과, 챔스권에 머무른 리버풀의 대결은 모든이의 집중을 받았을법하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보니 기가 찰 노릇이였다. 리버풀이 5-1 로 아스날을 압승함으로서 선두권은 다시 혼돈으로 빠져들어갔고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에 더욱 더 가까워졌다. 하지만 우리에겐 더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 바로 당장 위기에 빠진 박주호에 대한 이야기다.


이번 마인츠는 공식적으로 박주호의 병역이행에 대해 언급했다. 박주호는 2015년 여름에 경찰청으로 이적할 것이며, 그곳에서 병역이행을 할것이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최근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구자철과 호흡을 보여주는 박주호에게 있어서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고, 우리들의 입장에서도 아쉬운 부분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일이 되버린것일까.




박주호, 어떻게 된것인가?


박주호는 K리그에 입단하지 않고 일본 J리그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한 선수중 한명으로서 미토 홀리호크에선 윙어로 뛰었지만 가시마 앤틸러스부터 풀백으로 보직을 풀백으로 변경한뒤 주빌로 이와타에서도 측면 수비수로 뛰며 활약했다. 그 이후 2011년 바젤로 이적하고나서 성공적인 활약을 하며 마인츠로 이적해 주전으로까지 도약하는 쾌거를 이루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대로 내년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2년만에 유럽생활을 접어야만 한다.


애당초 마인츠는 박주호가 군입대를 2015년에 할것을 알고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미 바젤시절부터 2015년에 군입대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기에 마인츠로 이적할때도 이를 명시했다고 한다. 마인츠는 이를 받아들이고 그것에 맞춰 2015년에 계약이 끝나도록 조절하는 배려를 보였고, 박주호 역시 마인츠에서 남은 유럽생활을 불태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주호가 이렇게 된 데에는 한국은 아직 의무적으로 병역을 이행해야하기 때문이다. 국민으로서의 의무로서 피해갈 수가 없다. 같은 팀 동료인 구자철이나, 같은 리그에서 뛰는 지동원같은경우 2012 런던 올림픽을 통해 병역 면제를 받았지만, 박주호는 윤석영에 밀려 결국 군 면제를 받지 못했다.


입대하는 구단은 상주 상무는 만 27세까지만 입단이 가능하기에 올해 입단을 해야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없고 2015년에 경찰청으로 입대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찰청에 입대를 하려면, K리그 구단에 머물러있어야 하기때문에 마인츠를 떠나서 K리그 구단중 하나로 이적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박주호의 군복무 기간만 데리고 있어줄 구단이 있을리가 없다. 게다가 나이도 30세가 되는 박주호는 사실상 K리그나 J리그, 혹은 중국이나 중동에서 커리어를 끝낼 가능성이 크다. 이대로 박주호라는 선수가 병역을 통해 끝나는것이다. 방법은 없는것일까.



방법은 없을까?


박주호가 그렇다면 군 면제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없는것은 아니다.


첫번째는 바로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이다. 먼저 박주호는 U-23 이 아니기때문에 와일드카드로서 발탁받아야된다. 그리고 메달을 따는 성과를 거두어야만 군 면제를 받을 수 있는데, 라이벌로서는 23살이 넘었으면서 병역이 해결되지 않은 국가대표급 선수인 김신욱, 한국영, 이명주, 이용 과 경쟁해서 와일드카드로서 발탁받아야한다. 금메달을 따는데 성공한다면 군면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28년간 금메달을 딴적이 없는 한국이기에 메달을 딸 수 있다고 확정짓는건 불가능하다.


게다가 문제는 또 있다. 최근에 병역특례법을 더 강화하고 있는 방안을 추진중이기 때문이다. 적용될 경우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더라도 군 면제가 되지 않는다. 개인 수상도 없는 축구이고 연령별로 출전하는 경기가 많아 병역특례법이 적용되면 사실상 군입대가 확정되는 셈이다. 박주호에겐 악재가 되는것이고 말이다.


두번째는 월드컵에서의 우수한 성적이다. 박지성, 설기현 등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진출신화를 이루어낸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은 전부 군면제를 받았다. 만약 이번 한국이 이변을 만들어내며 8강정도만 이루어낸다면 군 면제를 받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현실적으로 보기 힘들다. 본선 진출에 성공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조2위일 가능성이 크고, 조 2위로 진출하게 될경우 우리의 상대는 G조의 1위가 점쳐지는 독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16강에서 독일과 붙어 한국이 이길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 보이기에, 이 역시 가능성은 낮다.


세번째는 군입대를 연기하는것이다. 31세까지 군입대를 연기하는것이 가능한 박주호이기에 군입대를 미루면 된다. 하지만 이는 매우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상주 상무나 경찰청에 입단할 수 없어 일반병으로 활동해야한다. 선수생활 말년쯔음에 2년동안 실전에서 멀어지고, 축구와 상관없는 훈련을 계속 해야한다는건 선수생활에 매우 치명적이다. 역시 가능성은 낮다.


결국 이러나 저러나 박주호의 군면제 가능성은 너무나도 낮다. 박주호는 우리 제도의 피해자가 된 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국가를 욕할 수는 없다. 국민의 의무를 선수라는 이유로 제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박주호 역시 입대의지가 강하다. 그는 " 대한민국 남자라면 모두 군대에 가야한다. " 라고 강하게 말하며, 군입대에 대해서 전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이 얼마나 멋지고 자랑스러운 한국인인가! 


이근호가 될것인가, 차범근이 될것인가


이근호 선수를 아는가? 최근 국가대표에서도 계속 승선되고 있는 이근호 역시 현재 상주 상무 피닉스에서 군복무를 성실히 이행중인 축구 선수중 한명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본선에 올려놓은 선수중 한명이자,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도 2014 브라질 월드컵으로 한국을 견인한 대표적인 축구선수인 이근호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해보자.


이근호는 20대 중반에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타진했지만, 만 블랙번 로저스, 뷜렘2 , 파리 생제르망, 오덴세 등 유럽 클럽과 여러 이유로 계약에 실패하며 많은 시간을 해외에서 보내다 K리그로 돌아오지도 못하고 결국 일본 J리그로 길을 택하고 만다. J리그에서도 꾸준히 해외리그로 진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번번히 실패해 병역이행을 위해 울산으로 이적해야만 했다. 울산에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최우수선수라는 영광을 얻긴 했지만, 결국 해외진출의 때를 놓치고 상주 상무에서 선수의 전성기 시기를 낭비하고 있다.


박주호도 사례는 다르지만 결국 이근호와 같은 길을 걸을 가능성이 크다. 이대로 K리그로 돌아가고나면, 28~30살이라는 선수 최전성기 시절을 2부리그인 경찰청에서 보내야만 하고, 그 이후엔 기량 하락이 찾아올 가능성이 있어 해외로 나가는것이 힘들다. 결국 본인의 재능을 썩혀야하는 셈이다.



하지만 차범근같이 군 복무 이후에도 해외로 진출할 가능성은 없지 않아 있다. 물론 차범근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 내에서도 보기 힘든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었고, 축구지능 역시 뛰어났기에 그만큼의 가치가 있었고 실제로도 분데스리가에서 300경기 100골이란 대업적을 세웠지만, 박주호라고 불가능한것은 아니다. 독일리그에서 현재 본인의 실력을 그대로 유지해 2015년 한국에 갈때까지 좋은 인상을 남긴다면 독일 하위팀이라도 부를 가능성이 있다.


혹은 5대리그가 아니더라도 네덜란드리그인 에레디지비에나 포르투갈 리그, 덴마크 리그 등등 변방 유럽리그로 이적해서 본인의 재능을 펼쳐보일 수 있다. 박지성을 보더라도 네덜란드리그인 에리디지비에 소속인 PSV에서 뛰고 있지 않은가. 선수의 말년을 유럽에서 보낼 수 없으리란 보장은 없다.


물론 그가 이근호가 될지, 차범근이 될지 예측을 할 수는 없지만 그의 앞으로의 축구 삶을 지지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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