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의 대결, 

데어 클라시커(Der Klassicker)

2013.11.24


우리가 축구를 볼때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각자 다르겠지만 두 팀간의 치열한 대결을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러한 두 팀이 어떠한 관계를 맺고있다면? 특히나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맺고 있다면 그 흥미도는 더욱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서로가 서로를 숙적으로 생각하며 꺽기를 열망하는 그 대결은 축구는 물론이고, 어떠한 스포츠에서도 엄청하게 관심을 모을 수 밖에 없다.


축구에서도 그러한 더비가 몇가지 있다.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맨체스터 더비' 나 아스날과 토트넘의 '북런던 더비' 혹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레즈 더비' ,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열광을 받고 있는 엘 클라시코(El Clasico) 도 이러한 더비중 하나이다. 특히나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엘 클라시코 더비는 스페인이나 유럽뿐만 아니라 이미 전세계적으로도 증명된 세계 최고의 더비로 알려져있다. 양 팀의 경기 일정이 잡히는 날이면 전 세계에 퍼져있는 두 팀의 팬들이 치열한 갑을논박을 벌이며 경기를 지켜본다.


그리고 최근 그러한 여러개의 더비들 중에서 떠오른것이 하나 있다. 바로 독일팀인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의 더비인 데어 클라시커(Der Klassicker)다. 전통의 경기라는 뜻을 가진 이 데어 클라시커는 지난 2012-2013 시즌의 UEFA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전에서 두 팀이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를 꺽고 올라오면서 결승전으로 성립되며 모든 이들에게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 이후 데어 클라시커는 전세계적으로도 많은 집중을 받고 있으며, 매우 흥미로운 더비로 자리잡았다.



데어 클라시커(Der Klassicker)는 사실 두팀의 최고 더비가 아니다?

두 팀은 사실 '전통의 경기'라는 의미에 데어 클라시커라는 이름과 달리 상당히 최근에야 만들어진 더비라고 볼 수 있다. 


사실 바이에른 뮌헨의 전통적인 라이벌은 'TSV 1860 뮌헨' 와 'FC 뉘른베르크' 라고 볼 수 있다. 


TSV 1860 뮌헨은 전형적인 지역 라이벌로서, 엘 클라시코(El Clasico)와는 차이가 있다. 엘 클라시코가 정치, 역사적으로 정말로 '숙적'이였다면 두 팀은 훈훈한 동료 라이벌의 관계정도라고 볼 수 있다. 'TSV 1860 뮌헨' 이 재정난에 겪을때마다 바이에른 뮌헨이 응원해주는 등 숙적의 라이벌의 관계라고 보기는 어렵다.


뉘른베르크와의 더비는 바바리아 더비라고 불리는데, 1920년부터 두 팀은 최고의 라이벌이였다. 당시 최고의 팀은 바이에른 뮌헨이 아닌 뉘른베르크였고, 실제로도 최다 우승팀이 바로 뉘른베르크였다. 1960년이 되어서야 바이에른 뮌헨이 뉘른베르크의 우승 기록을 깨는데 성공하며, 최고의 팀으로 자리잡았지만 두 팀의 경기는 여전히 흥미롭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역시 'FC 샬케' 와 최고 라이벌로 꼽히며, 두 팀의 대결은 레비어 더비라고 불리며 여전히 세계 10대 더비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두 팀은 같은 지역 라이벌인데, 바이에른 뮌헨과 TSV 1860 뮌헨과는 달리 매우 치열한 양상을 띄고 있다. 두 팀의 경기마다 경찰들이 총 비상상태에 빠질정도로 관객들이 흥분해있고 열광해있으며, 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더비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일로는 FC 샬케가 3개월간 리그 1위를 달리며 우승을 점치고 있을때, 도르트문트와의 더비에서 패배하며 샬케를 조롱하기 위한 셔츠를 만들었고, 2008년에는 샬케의 리그 50년 무관을 축하하는 파티까지 벌일 정도로 두 팀의 라이벌 구도는 치열하다.


그렇다면 어째서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가 이제는 세상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최고의 더비인 데어 클라시커로 성장할 수 있게 된것일까. 이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1990년대를 기점으로 리그 우승후보가 될 정도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1960년대부터 황금기가 시작되었고, 리그에서의 독주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되자 다른 리그 우승후보와의 라이벌 관계가 계속 생성되었다. 좋은 예로 뮌헨글라트바흐, 함부르크, 레버쿠젠 등을 들 수 있는데 도르트문트도 이런 리그 우승경쟁에서 라이벌 관계가 생기게 되었다.



데어 클라시커(Der Klassicker)의 역사

데어 클라시커의 시작은 도르트문트의 황금기가 펼쳐지며 시작된다. 현 스위스 대표팀이기도 한 오트마어 히츠펠트 아래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까지 올라가며, 막대한 상금을 획득한 도르트문트는 마티어스 잠머 등 뛰어난 선수진들을 영입하며 1994-1995, 1995-1996 분데스리가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을 막아내고 새로운 강호로 떠올랐다. 이후 열린 DFB슈퍼컵에서도 도르트문트가 1996년, 1997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독일에서 도르트문트를 막을만한 강자는 없어보였다.


게다가 1996-1997 년도에는 리그 우승을 뮌헨에게 내주면서, 당시 바이에른 주장인 마테우스에게 우는 아이 제스처까지 당하는등 조롱을 받았으나, 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컵을 쥐며 전세가 뒤집혔고, 도르트문트는 세계적인 클럽으로 올랐다. 심지어 다음년도 챔피언스 리그 8강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도르트문트에게 패배하며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전부 놓치게 되자 두 팀의 라이벌 의식은 엄청나게 타올랐다. 


두 팀의 경기는 매우 격해지기 시작했다. 1999년에는 올리버 칸이 상대 공격수인 샤퓌자에게 쿵푸킥을 날리고, 뮐러의 귀를 꼬집었으며, 헤어리히의 목을 깨무는 등 비신사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다. 당시 이 경기는 양팀 다 한명의 퇴장 선수가 나오면서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2001년도에는 10장의 옐로우카드, 2장의 퇴장, 1번의 옐로우카드 누적 퇴장으로 13장의 카드가 나오며 역대 분데스리가 사상 최악의 난투극이 벌어졌다. 이중 10장의 카드가 뮌헨이 받은 카드였으니, 당시 바이에른 뮌헨이 얼마나 라이벌 의식을 느끼며 거칠게 경기를 했을지 알만하다.


하지만 2002년 도르트문트가 리그 우승을 하고 난뒤로 도르트문트는 형편없는 재정관리로 파산을 맞이했다. 이후 계속된 재정파탄으로 선수들의 임금을 20% 이상 깍는등의 일도 일어났고, 두 팀의 라이벌 관계는 이대로 끝으로 보였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이런 도르트문트에게 돈을 빌려주기도 하며, 도르트문트를 돕는등의 행동을 보였다. 사실 독일리그가 훌륭한 이유는 구단이 재정적인 위기에 직면했을때, 다른 구단이 그 구단을 도움으로서 상부상조 한다는것이 멋진것이 아닐까. 뮌헨이 하부리그 팀들의 재정을 위해 하부리그와 친선경기를 하는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어찌되었건 도르트문트는 재정파탄의 위기속에서 위르겐 클롭이란 명장을 선임한다. 당시 도르트문트는 강등위기까지 겪으며, 팀 전체가 휘청거리는 때였는데, 이 위르겐 클롭이 부임한 이후 뛰어난 수완과 놀라운 전술구사로 도르트문트를 상위권 팀에 올려놓았다. 더불어 부임한 때에 DFB 슈퍼컵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꺽으며 데어 클라시커를 새로운 국면으로 빠져들게 했다.


이후 도르트문트는 승승장구하며 2010-2011 시즌에 9년만에 리그 우승을 하였고, 그 다음해인 2011-2012 시즌에도 우승을 함과 동시에 DFB 포칼 결승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5-2로 이기며 구단 역사상 첫 더블을 달성하기까지 했다. 이렇게 되며 데어 클라시커는 다시 흥행하기 시작했고, 다시 사람들은 데어 클라시커를 찾기 시작했다.


심지어 2012-2013 시즌에서도 도르트문트는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왔고, 두 팀이 놀랍게도 UEFA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전에서 엘 클라시코의 주인공들인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를 꺽으며 만나며 전세계적으로 그 이름을 떨쳤다. 당시 분위기만 해도 결승전은 엘 클라시코가 될것이라며 이야기했기에 이는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왔다. 여기에 도르트문트의 신성, 마리오 괴체가 결승 직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까지 선언하며 두 팀에 대한 관심사가 폭발했다.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도르트문트를 이김으로서, 바이에른 뮌헨은 데어 클라시커에서 오랜만에 승리를 맛봄과 동시에, 구단 역사상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하며 도르트문트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바로 오늘,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 경기에서 다시 한번 바이에른 뮌헨이 승리함으로서 클롭은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데어 클라시커(Der Klassicker)글을 마치며

최근 데어 클라시커에 대해 관심이 생긴 사람들이 있을것이다. 데어 클라시커는 생긴지 얼마 안되기도 했고, 역사가 중간에 끊길뻔도 했지만 이제는 세계적인 더비로 급부상하고 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진들과 팬들도 이제 이 더비에 대해서 더더욱 관심을 가지고, 심지어 이사진들도 라이벌의식을 느끼며 발언하고 있다.


글을 마치며 여러분들이 이 데어 클라시커를 즐기는데 가장 큰 요소 하나를 이야기해드리고자 한다.


마리오 괴체(바이에른 뮌헨)


바로 이 남자다. 2012-2013 년도까지 도르트문트에서 뛰어왔지만,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뜬금포로 이적을 하며 도르트문트 팬들에게 신임을 잃고, 이미 역적으로 몰리고 있는 마리오 괴체는 데어 클라시커를 더욱 즐길 수 있는 요소다. 그리고 실제로도 오늘 마리오 괴체는 그것을 증명했다. 도르트문트를 함락시키는 선제골을 넣으며 바이에른의 승리를 이끌었다. 괴체의 골 이후 도르트문트 팬들은 요동쳤고, 선수진들은 평정을 잃었고 결국 80분대에 2골이나 허용하며 3-0으로 패배했다. 이 괴체를 중심으로 데어 클라시커를 즐긴다면 좋을것이다. 


아참, 그리고 한명 굳이 더 소개하자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도르트문트 돌풍의 주역이자, 이미 핵심선수로 자리잡은 레반도프스키는 현재 도르트문트와의 재계약을 거절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유력한 행선지는 바로 바이에른 뮌헨이다. 과연 이 남자는 어떠한 선택을 하며, 데어 클라시커를 다시 불태우게 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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