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배우려면 인터넷을 하지 말아야합니까?
우리나라에서 정치를 가장 배우기 좋은 곳은 어디일까? 모든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묻는다면 선뜻 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민주주의로서는 손에 꼽을 수 있는 놀라운 국가인 독일은 정치에 대해서 어렸을때부터 교육받고 성인이 되서도 정치에 대한 교육을 꾸준히 받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고등학교까지 일체 정치에 대한 교육을 받지 않고있으며 성인이 되서도 의무적인 정치 교육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에서 정치에 대해 알고 싶다면, 본인이 개인적으로 공부를 해야하는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에게 가장 편리한것은 바로 인터넷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정당만 검색하더라도 수천, 수만가지의 정보가 나오는 시대에서 굳이 도서관까지 찾아가 책을 찾아볼 사람들은 매우 드물것이라고 단언한다.
애당초 어려운 말로 포장되어있는 어려운 정치 서적을 읽어보는것보다, 인터넷에 이해하기 쉽고 잘 설명해둔 글들을 읽는게 편리하고 좋은건 당연지사다. 더불어 정치적으로 깊게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이 한국에서 정치서적은 대부분 정치학도를 위해서만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정치가 왜 깊게 공부할 필요가 없냐고 반문하자면 뭐라 설명하기 어렵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정권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당장 미래가 불확실한 대학교 시절에 남들은 취업과 스펙쌓기에 전념하는 상황에서 정치학을 깊게 공부해보려는 사람은 드물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하고싶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정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공부하기 위해 이 인터넷을 많이 공부의 도구로 사용하는데 최근들어 나는 이런것이 매우 우려가 된다. 바로 유래없는 대한민국의 사이버 정치적 대립때문이다. 사이버 정치적 대립이라고 이야기하면 너무 어려운가? 특정 사이트들에 대한 정치적인 의견 대립이라고 설명하면 이해가 쉬울것이다.
그렇다. 바로 일베와 오유 1의 대립관계다. 더 크게 나가자면 일베와 그외 사람들의 대립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나는 이게 매우 우려스럽다.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에 관련된 공부를 하다보면 배우는 말들이 있다. "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입니다. 불필요한 정보를 거르고 필요한 정보만을 캐치하는것이 중요합니다. " 라는 말인데 문제는 우리가 정치에서 불필요한 자료가 무엇인지를 우리가 구분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2
그 이유는 바로 정치가 옳고 그름을 따지기 어려운 학문이라는것에 있다. 정치에 왕도는 없다. 보수주의와 진보주의는 각자가 서로가 추구하는 방향이 있고, 그 방향이 틀리다고 이야기하는것은 불가능하다. 다른 부분이지 틀린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전체적인 인터넷 흐름을 살펴보면 이러한 점을 망각한 채, 서로가 옳고 너네는 틀리다는 식의 흐름이 계속 되어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정치적으로 무지한 사람들이 정치에 대해 편협된 시선을 가지게 할 수 밖에 없다.
매우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최근 가장 핫한 SNS 3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돌아다니면 과거 대통령과 현재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가 꽤나 돌아다니고, 얼마전 대자보 사건으로 유명해진 철도민영화나 여러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다. 그리고 이런 글들을 살펴보다보면 역시나 싶겠지만 두 사이트의 정치적인 사안에 대한 대립된 의견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물론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서 토론하는것은 매우 바람직한 행위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들이 하는건 토론이 아니라는 점이다.
내가 옳고 너는 틀리다! 식의 이야기가 만무하는것은 어찌보면 다행일 정도다. 보수주의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일베충 이라고 이야기하며 정치와는 상관없는 인격모독을 하는것을 볼 수도 있고, 본인과 의견이 다른 사람에게 지역감정을 실은 발언을 일삼는 것을 보자면 기가 찰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에서 당연 빼놓을 수 없는것이 바로 일베라는 보수주의적 사이트이다. 4
나름 대한민국 최고의 보수주의적 사이트로 유명한 일베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보수에 대한 혐오를 낳고야 말았다. 일베라는 사이트가 사회적으로 보기에 큰 물의를 가지고 올만한 사이트이기 때문이다. 죽은 고인을 두고 드립을 치거나, 패륜적인 발언을 하고 특정인들에게 입에도 담을 수 없는 욕설등을 하며 지역감정을 불러오는 상식적으로 크게 이해가 되지 않는 사이트다. 기본적으로 유머사이트이지만 이러한 부분은 일베에 대한 혐오를 가지고 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러한 일베가 MB을 지지하고, GH 당선에 힘을 쓴건 실수였다. 많은 이들을 보수주의적으로 끌어들인 점에 대해서는 그 공로를 칭찬할만 하지만, 보수주의의 이미지는 대체 누가 책임진단 말인가. 일베 본인이? 이는 크나큰 착오다. 일베충에 대한 혐오는 곧바로 보수주의에 대한 혐오로 이어져갔고, 보수주의의 이미지는 말할 수 없을만큼 떨어져갔다. 대학교에서 보수적이라 하면 " 너 일베충이니? " 라고 이야기가 나올정도이니 이 얼마나 크나큰 사태인가.
게다가 일베사이트가 거대화가 되가며 초중고생이 많이 해당 사이트를 찾게 되고, 그들이 만들어낸 무분별한 언어를 마구잡이로 사용하며 다시 한번 보수주의에 대한 이미지를 2차적으로 깍아내리는 점 역시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본인들이 진정 보수주의를 표방하고 애국이라고 이야기하려면, 이러한 이미지를 분명히 벗어내려야한다. 하지만 이를 유머사이트라 포장하고, 일베는 일베다워야 한다는 이야기로 도피하는 점은 실망스럽다.
하지만 이러한 일베만이 문제가 아니다. 일베와 다른 정치적인 방향, 흔히들 말하는 진보주의를 따르는 무리들 역시 문제가 있다. 그들 역시 무분별하게 정치인들을 비난하고 잘못된 정보와 거짓된 이야기로 사람들을 속인다. 그리고 일베의 문제점들을 야기하며 " 이런 애들보단 우리 말이 더 신뢰가 가지 않나요? " 라는 수준의 글을 내뱉으며 본인들의 선동을 당연시하려고 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GH가 ~~ 한다던데요? 정말 실망입니다. 등의 글을 작성하고 나중에 아니면 말고 식의 태도를 보인다던가 하는 점은 많은 정치적 무지상태의 사람들을 선동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나간다. 게다가 이러한 사이트들은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일베를 혐오하는것으로 본인들의 정치적인 의견을 통합시키려고 하는데, 이 얼마나 막무가내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들어나지 않는 점은, 일베의 문제점을 일삼으며 본인들의 잘못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나치게 폐쇄적인 사이트 운영도 한몫을 한다. 일베가 초중고생의 유입으로 이곳 저곳을 들쑤시며 잘못된 행동들을 마구잡이로 해내며 본인들의 이미지를 버리는 반면, 진보주의적 사이트의 대표주자인 오유는 사이트 안에서는 일베와 별 다를바 없는 지역감정 발언, 패륜발언들을 일삼으면서 이러한 것을 밖으로 내보내지 않아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도토리키재기에 별 다를바 없는 두 사이트들의 다툼인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본인들의 행위를 밖으로 내세우냐 아니냐의 차이랄까.
이러한 두 사이트들의 치졸한 다툼, 그리고 그 다툼속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거짓 자료들과 선동 자료들은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에게 잘못된 정치상식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어느때라고 안그런적이 있겠냐만은, 좌우대립이 절정에 치닫고 있는 지금 진정으로 걱정을 해봐야할 사안이 아닌가 이야기하고싶다. 어느 사이트가 맞고 어느 사이트가 틀렸다라고 이야기하고싶은게 아니다.
대체 대한민국에서 나름 정치적인 부분에서 최고라고 이야기하는 두 사이트의 수준이 이러하니 어떻게 옳바른 정치사상을 배운단 말인가? 서로에 대해서 혐오하고 욕하는것을 배우는건 절대로 정치가 아니다.
서로가 다른것을 인정하고 합의점을 찾아가야하는 정치에서, 서로를 혐오하고 욕하는데 급급하다면 우리가 욕하는 정치판과 도대체 뭐가 다르단 말인가. 나 역시 정치에 대해서 제대로 모르고, 배워가야 하는 입장에서 항상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정치를 배우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가? 정치 관련 서적들을 읽고 본인이 직접 올바른 정치관을 형성하는게 물론 옳겠지만 인터넷이 활성화되고 이제 인터넷 강의 등으로 인터넷이 교육의 역할까지 대체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 인터넷을 통해 정치교육을 똑바로 할 수 없다는 점은 심히 안타깝다.
두 사이트의 정치적인 대립, 그리고 두 사이트들이 가진 성향때문에 정치적으로 잘못된 정보가 수없이 노출되고, 왕도가 없고 옳고 그름이 없는 정치에서 보수주의냐, 진보주의냐 를 가르고 상대방에게 비난을 하고 있는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적인 방향은 무조건적으로 틀렸다고 이야기하고싶다. 인터넷의 주 이용층이 10대, 20대, 30대라는 젊은 층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가야할 사람들이 이렇게 잘못된 정치정보에 물드는 것 역시 너무나도 걱정이 된다.
나는 아니라고? 나는 올바르게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있다고? 도대체 누구에게 올바른 것이냐고 묻고싶다. 당신들에게 물어보면 답할 수 있겠는가? 최근 민주주의에 관련된 책을 한권 읽고있다. [이것을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을까?] 라는 책인데 나는 깨달은 것이다. 정치를 진정으로 배우고 공부하려면 인터넷을 꺼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정치를 배우려면 인터넷을 하지 말아야합니까?
21세 학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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